공동 선조를 모은 묘를 종중이라고 한다. 분기마다 연락이 온다. 잔디를 심어야 한다, 풀을 매야 한다, 시제를 지내야 한다 등등. 난 이런 게 너무 싫은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열심히 참여했지만, 돌아가신 후 내가 장남이라 친척들 행사에 참여했어야 하는데 하질 않았다. 내 휴일에 그런 시간을 빼앗기는 게 싫어서. 그리고 죽은 이에게 그게 무슨 효용인가 하고.
하지만 5년 만에 나는 참여했다. 네가 신진이냐(개명 전 이름)?며 별말 없이 환영해주셨다. 그리고 나는 열심히 풀을 뽑고 잔디를 매웠다. 그 모습을 보니 틀딱이라고만 생각했던 으르신들이 뿌듯해하신다. 그들 사정을 들으니 이해도 갔다. 공동 지분이 있는데, 명의자들이 거의 다 돌아가시고 빨리 산자들에게 넘겨야 한다고. 그리고 가족 그 누구도 빠짐없이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보다 민주적이었다.
산소를 매우고는 편의점에서 사 온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나눠주신다. 이전엔 막걸리였는데 내 생각만큼이나 세상이 이리도 변했다. 엄마의 짐을 이제야 내가 짊어지기로 했다. 우리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