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첫 두릅을 땄다. 우리 집 옆에 심은 것이다. 외출해 있던 엄마가 급하게 내게 전화해 따라고 했다. 안 그러면 모르는 사람들이 보이기만 하면 다 따가니까. 진짜 염치도 없다. 산 속도 아니고 집 옆에 대놓고 심은 걸 따간다.
첫 두릅을 저녁에 데쳐 먹었다.
"벌써 1년이 갔네."
난 입에도 넣기 전에 두릅을 멍하니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엄마가 "왜?"라고 묻는다.
"작년에 두릅 따서 먹던 게 생각나서."
이런 소릴 했더니 엄마가 엄청 공감하며 소리 내 웃는다.
"엄마 왜 웃는 거야? 내가 너무 늙은이 같은 말을 했나?"
"아니, 그냥 웃겨서. 세월 참 빠르지? 사는 게 그래."
서른 중반의 나는 20대 때의 기대보다 별거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서울에서 일할 줄 알았는데, 현재는 고향에 있으며, 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다. 이뤄놓은 건 없고 빠르게만 느껴지는 시간이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