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연은 구원보다 감사에 가깝다

by 온화수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훌륭한 사람은 자신과 잘 지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에리히 프롬도 『사랑의 기술』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려면 먼저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딜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예전의 나는 그 말들을 잘 믿지 않았다.

누군가 옆에 있어야 온전한 거지,

혼자서 어떻게 온전해진다는 건지.

처음엔 도무지 말 같지 않게 들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머리로는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맞는 말이었구나 싶으면서도,

돌이켜보면 오랫동안 이해한 척만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머리를 넘어

마음으로도 조금 알 것 같다.


고독을 결핍으로만 느끼지 않게 될 때

혼자인 삶도 비로소 제 모양을 갖는다.


그리고 그제야

누군가 내 삶에 들어와도

그 사람은 빈 곳을 메우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어느 정도 괜찮아진 삶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좋은 인연은

구원보다 감사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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