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와 라면, 다정과 냉정 사이
오뚜기 아라비아따 파스타 라면. 그냥 먹으면 파스타도 라면도 아닌 것 같아서 내 방식대로 조리했다.
집에 남는 재료들을 없애는 걸 좋아한다. 식용유에 파부터 볶고 그 위에 양파가 캬라멜처럼 뭉그러질 때까지 볶았다. 라면에 있는 채소 조각과 액상 스프를 넣었다. 물을 반컵 정도 넣고 쉬쉬 볶으며 비벼먹기 좋을 정도의 질감을 만들었다.
면은 따로 삶아서 찬 물에 담가놓았다. 면을 접시 위에 올리고 볶은 양파 소스를 부었다. 냉장고 아래 구석 채소 칸에 버려진 고추를 썰어서 색감을 더했다.
나는 뭐든지 그대로 따르는 걸 지루해 한다. 만들고 꾸미고 조합하는 걸 좋아한다. 요리가 아닌 조리에 가깝지만 이런 과정이 즐겁다.
별거 아닌데 엄마가 "진짜 파스타 같애! 이따 저녁에 동생이랑 엄마한테 또 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나는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리곤 나는 행복이 가득해져서 "엄마가 해"라고 단호한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