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by 기욤하우어




서윤은 늘 바쁘게 움직였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회의와 보고서, 전화 통화로 하루가 가득했다. 잠시 쉬어도 마음 한쪽은 늘 불안했다. 늘 계획을 세우고,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그러던 어느 날, 서윤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히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처음에는 무시하려 했지만, 증상은 점점 잦아졌고, 그녀는 스스로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




마침내 서윤은 ‘달빛 정원’이라는 작은 클리닉을 찾았다. 숲 속 고요한 건물로, 창문마다 달빛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곳이었다. 담당 의사 재민 선생님은 서윤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여기서는 무엇이든 솔직하게 말해도 돼요. 숨기거나 감출 필요 없어요.” 재민의 목소리는 잔잔했지만, 마음을 안정시키는 힘이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의 불안을 모두 털어놓기 어려웠다. ‘남들이 보면 약한 사람처럼 보이겠지…’ 하는 생각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그러나 재민은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약함이 아니라, 인간임을 인정하는 거예요. 상실감과 불안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손님이에요. 중요한 건 그 손님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거죠.”




서윤은 조금씩 마음속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일에 대한 압박, 친구와 가족에게 보여야 하는 겉모습, 잃어버린 여유와 꿈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마음속 무거운 돌덩이가 하나씩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재민은 약과 상담뿐 아니라, 작은 일상 습관도 제안했다. 매일 아침 산책하기, 좋아하는 책 10분 읽기, 숨을 깊게 쉬고 내쉬며 마음속 긴장과 감정의 흐름을 느껴보기... 작은 변화였지만, 서윤은 점점 자신을 되찾는 듯했다.




며칠 후, 서윤은 클리닉을 나오며 달빛을 올려다보았다. 마음속 작은 불안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불안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불안조차 자신을 이해하게 만드는 친구라는 것을. 그날 밤, 서윤은 다이어리에 적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느끼고, 마주하고, 치유받는 과정이 나를 만든다.” 서윤은 더 이상 불안을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마주하며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달빛 정원에서 시작된 작은 용기가, 그녀의 삶을 조용히 바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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