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과잉 활동 증후군

잠들기 전까지 멈추지 않는 생각, 아무것도 안 했는데 쌓이는 피로

by 기욤하우어




약국 변형.jpg 정신적 과잉 활동 증후군





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유난히 지쳐 있다고 느낀다.

몸을 쓴 기억은 거의 없는데, 머리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에너지가 행동이 아니라 사고에 소비되고 있다.


이런 경우 보통 마음은 안전을 확인하려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미리 점검하고,

가능한 실수를 반복해서 떠올리고, 선택하지 않은 가능성까지 검토한다.


이 과정은 위험을 줄이기 위한 시도이지만, 멈춤 없이 이어질 경우 휴식이 사라진다.

쉬고 있는 시간에도 감시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스스로에 대한 기준도 함께 올라간다.

충분히 잘하고 있는지, 놓친 것이 없는지, 더 나은 선택이 있었는지를 계속 비교한다.


이때 비교의 기준은 현실의 자신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이상적인 모습에 가깝다.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이 반복되면, 생각은 점점 자기비판적인 방향으로 굳어진다.

잠자리에 누웠을 때 오히려 각성되는 현상도 같은 흐름에 있다.

외부 자극이 줄어들면, 낮 동안 억눌려 있던 점검과 걱정이 한꺼번에 떠오른다.

몸은 쉬려 하지만, 마음은 아직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

이 불일치는 쉽게 잠들지 못하게 만든다.


이런 상태는 특별한 성격이나 의지의 문제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사고 습관의 결과이다.

특히 일상 전반에서 걱정이 끊이지 않고,

사소한 선택에도 에너지가 과도하게 소모되는 경우에 자주 나타난다.

머릿속에서 계속 시뮬레이션이 돌아가는 동안, 실제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때의 피로는 게으름이나 나태함과 무관하다.

오히려 너무 많이 대비하고, 너무 자주 확인한 결과에 가깝다.

마치 바람이 잦아들지 않는 날처럼, 호수 표면이 계속 흔들리면 안쪽의 물은 좀처럼 가라앉지 못한다.

표면의 움직임이 멈춰야 아래도 가라앉는다.


이런 흐름에서는 생각을 없애려 하기보다, 생각이 이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쪽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가능성을 동시에 처리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지금 당장 영향을 주는 생각만 남기는 연습이 필요하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해결을 목표로 하지 않고,

떠오른 생각을 그냥 분리해 두는 방식이 각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관계나 일에서 완벽한 반응을 유지하려는 압박을 느낄수록, 마음은 쉬는 법을 잊는다.


이때 기준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적용하는 시점을 늦추는 태도가 부담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모든 판단이 즉시 내려질 필요는 없다.




* 시뮬레이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머릿속에서 미리 여러 번 떠올려 보는 생각 방식이다.

쉽게 말해, 앞으로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이미 지나간 일까지 다시 떠올리며

머릿속에서 장면을 반복 재생하고 안전을 확인하려는 습관적 생각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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