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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zzaa Oct 29. 2020

스타트업 창업 첫 달, 아이디어 검증하며 배운점

1달간 3번의 실패, 2번의 작은 피벗을 통해 배운 점.

약 1달 전, 퇴사 후 창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재직 중 주말 시간을 써가며 조금씩 준비를 해봤지만, 원하는 만큼 속도를 내지 못했습니다. 멀티 태스킹에 약하기도 했지만 속도를 높이려다 회사 일도, 창업도 집중 못하게 될 것 같아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속도에 목이 말랐던 만큼, 노코드(no-code)로 빠르게 가설을 검증하는데 주력했습니다. 1달 동안 약 3번의 가설 검증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2번의 작은 피벗(Pivot)이 있었습니다.

3번의 테스트 결론은 모두 아이디어의 폐기였지만, 많은 배움이 있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1달 동안 배웠던 점들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첫 번째 실험.

모의 면접 플랫폼 Wanterview

Wanterview의 웹페이지

wanterview를 만든 이유

첫 아이디어는 현업자와 모의 면접을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였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면접이 자기 실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면접은 채용 프로세스에 귀속되어있어, 누구나 쉽게 경험할 수 없다는 것을 문제로 정의했습니다.


어떻게 만들었나요?

메일침프(Mailchimp)에서 제공하는 웹사이트 빌더를 사용했습니다. 서비스 신청 및 이후의 Concierge 서비스를 이메일로 진행할 예정이라 메일침프와 궁합이 좋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신청 폼은 Typeform을 사용했고, Slack과 연동하여 신청 때마다 알람이 오도록 하여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결과가 어땠나요?

마케팅 바보여서, 효율 좋은 캠페인을 진행하지는 못했습니다 ㅠ_ㅠ 픽셀을 설치해서 유입으로 최적화 진행했고 CPC 기준으로 약 500-600원 사이가 나왔습니다.


결과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는 CAC(Customer Acquisition Cost)를 봤습니다. 어깨너머로 주워들은 몇몇 서비스의 CAC값을 베이스라인으로 기준을 세웠습니다. Wanterview의 CAC는 약 30,000원 정도를 기록했고, 세웠뒀던 기준과 큰 차이가 있다고 판단해서 피벗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Wanterview는 지속 가능한 사업을 위해 스케일업(Scale-up)이 필수적인 아이디어였습니다. 테스트를 통해 도출한 지표로 프로젝션 했을 때, 하루에 100-200회 이상의 모의 면접이 진행되어야 유지가 가능했습니다. 결국 글로벌로 시장을 확장하지 않으면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기회비용을 따져봤을 때, 피벗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을 배웠나요?

수익성에 대한 가늠(Projection)을 냉정하게 진행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wanterview를 프로젝션 했을 때 처음 들었던 감정은 '쉽지 않겠다'였습니다. 그럼에도 '아이디어'에 대한 짝사랑을 쉽게 끝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마케팅을 돌려보며 얻은 정량적인 지표들을 보고도, 심폐 소생해서 끌고 갈 수 있는 논리적 근거를 찾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나'를 설득하기 위한, 이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논리는 만들기 쉬웠습니다. 하지만 고객과 시장은 그 논리로 설득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기까지 며칠이 걸렸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런 과정에서 깨닫게 되는 점들이 이론적으로는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이고

누군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당연하지' 하고 대답했을 내용이라는 점입니다.


가장 큰 배움은 스스로 차가울 정도로 냉정하게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두 번째 실험.

진짜 성장을 위한 멘토링 Mentors

Mentors의 웹페이지

Mentors를 만든 이유

Wanterview를 폐기하기로 결정하고 회고를 했습니다. 우리가 Wanterview를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를 찾는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모두 꽂혀 있다는 점을 발견했고, 한 주 동안 서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학습과 성장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토론만 했습니다. Mentors는 그 논의의 결론이었고, 결론의 핵심은 크게 3개였습니다.


1. 스스로 노력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봐야 한다.

2. 그 과정에서 어떤 부분에,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스스로 알아내야 한다.

3.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에게 피드백을 받고 소화하여,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


이 3가지가 충족될 때, 진정한 학습과 성장이 이뤄진다고 정의했습니다. Mentors는 이 중 3번째가 기존 시장에서 잘 지원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생각해서 접근했습니다.


어떻게 만들었나요?

가설을 빠르게 테스트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학습 코스트가 적은 노션(Notion)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도 모든 신청은 Typeform을 통해 받았고, 결제 편의성을 위해 Stripe을 Typeform과 연동해봤습니다.


결과가 어땠나요?

결과는 Wanterview보다 처참했습니다. 동일하게 Facebook을 통해 마케팅을 진행했고, 키워드는 '커리어 문제 해결'로 접근했습니다. CPC 기준으로는 Wanterview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비용을 약 5-6만 원 쓰는 동안 Conversion이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정도면 핵심이 잘못되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무엇을 배웠나요?

Mentors를 진행하며, 약 한 달 기간 중에 가장 큰 배움을 얻었습니다. 내가 풀고 싶은 문제와, 사용자들이 겪는 문제를 혼동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저희는 강의식 교육으로는 원하는 만큼 빠른 성장을 못한다는 문제를 풀고 싶었고, 이 문제는 많은 사용자들이 공감하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보통 창업을 할 때, 문제의 크기를 가늠해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합니다. 문제의 크기는 한 사람이 느끼는 문제의 깊이(Depth) x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느끼는지(Width)로 판단한다고 합니다. 그에 앞서 이 문제가 시장에서 사용자들이 겪는 진짜 문제인지에 대한 퍼널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 관점에서, Mentors는 내가 풀고 싶은 문제였지, 사용자들이 돈을 써가며 해결하고 싶은 진짜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세 번째 실험.

멘토링 통한 채용 추천받기, ReferMe

ReferMe 웹페이지

ReferMe를 만든 이유

Mentors에서 교훈을 토대로, '사용자들이 겪는 진짜 문제가 뭘까'를 고민했습니다. 결국 성장도 학습도 더 좋은 곳으로 취업하고자 하는 욕구가 가장 크지 않을까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론을 토대로 Mentors와 Wanterview에 채용 추천(Referral Bonus Program)이 추가된 ReferMe라는 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ReferMe는 현업자가 챌린지라는 현업 업무 기반의 과제를 내고, 지원자가 과제를 수행하며 멘토링 받고 성과에 따라 해당 회사에 추천까지 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ReferMe가 맛있는 짬뽕 일지, 그냥 짬통인지 빠르게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만들었나요?

3중에 가장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컸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기존 서비스처럼 보이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Webflow라는 웹빌더 툴을 써서 빠르게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서비스 신청 및 결제는 Typeform과 Stripe을 이용하였고, Zapier로 신청에 대한 이메일 답장을 자동으로 보내고, Slack 알람이 오도록 설정했습니다.(개인적으로 Memberstack이나 Airflow를 좀 써보고 싶긴 했지만, 빠른 테스트를 위해 불필요한 퍼널이 추가되는 것은 지양해야겠다 싶어서 참았습니다 ㅠ_ㅠ)


결과가 어땠나요?

웹페이지에서 "곧 많은 Referral(채용 추천) 받을 수 있는 세션이 열린다"는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꾸몄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getrefer.me를 참조해 주세요 ㅎㅎ)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메일 알람 신청을 하는지, 곧 열릴 프로그램에 예약하는지를 보았습니다. 스모크 테스트 결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CAC는 약 12,000원 수준이었고, 전환율로 보자면 10% 정도 내외를 보였습니다. 잘 만져보면 서비스를 지속시킬 수 있겠다는 결론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환을 '결제'로 본 것은 아니어서, 전환율을 보수적으로 보았고 그 결과 원하는 만큼의 반응은 아니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무엇을 배웠나요?

플랫폼 서비스는 진짜 어렵다는 점입니다. 양면시장인 플랫폼은 필연적으로 서로 다른 타깃고객이 존재하고 그들의 니즈를 모두 파악해야 합니다. 저희는 웹페이지를 이용한 스모크 테스트와 병렬로 IT 회사의 HR 매니저 분들을 in-depth 인터뷰를 했습니다. 현재 회사에서 Referral 프로그램을 왜 운영하고, 어떻게 운영하는지, 운영상에 어려운 점 등에 대해 들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몰랐던 사실들 그리고 간과했던 사실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인터뷰 결과를 종합했을 때 ReferMe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회사의 HR팀과의 협업이 필수였고, 그나마도 핵심 타깃인 IT회사들의 Hiring타깃과 ReferMe로 공급할 수 있는 인재간 미스 매치가 존재했습니다. 다행히 이 점을 테스트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동안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배웠고, 빠르게 결론 내릴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3번의 실험을 뒤로하고, 이제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떠나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 무엇을 할지 논의가 더 필요한 상태입니다.

아이템에 대한 논의부터 빠른 테스트까지 함께 하실 UX/UI 디자이너를 찾고 있습니다.(우선, 사이드 프로젝트로 가벼운 모바일 앱을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화려한 경력과 단단한 실력도 좋지만, 열정적으로 함께 이것저것 해보며 함께 성장하실 분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간단히 커피 한 잔 하시면서 이야기 나눠보고 싶습니다.


nugnuze@gmail.com으로 연락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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