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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강석 Nov 06. 2018

서산 옛길, 천년의 세월을 느끼다

개심사, 보원사지 옛길 도보여행

개심사에서 자연 그대로의 정취를 느끼고, 옛길인 남등길을 따라 걸어보자. 조용한 산길과 옛 절터에서 미륵불의 잔잔한 미소에서 깊은 가을과 함께 천년의 세월을 느낄 수 있다.



자연을 끼워 맞춘 산사


백제시대 혜감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개심사는 자연을 닮은 사찰로 유명하다. 일주문을 지나 한적한 길을 오르면 ‘세심동’, ‘개심사입구’라고 새겨진 비석들과 뒤로 산사로 향하는 돌계단이 나타난다. 개울의 물소리와 가을빛으로 가득한 세심동 숲길은 오르는 동안 마음이 깨끗해지는 기분이 드는 길이다. 다소 가파른 돌계단 끝에 나타난 개심사의 모습은 자연의 일부인 듯 아담하다. 산사의 건물들 앞에는 단풍나무의 고운 빛깔을 담고 있는 연못과 연못 중앙에 개심사로 연결되는 외나무다리가 놓여있다. 개심사는 터가 넓지 않고 천년 세월의 흔적과 함께 자연을 닮아 있는 곳이다. 나무를 다듬지 않고 제멋대로 휘어진 원형을 그대로 기둥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이 많은데, 범종각, 심검당, 명부전 등의 기둥들이 그렇다. 마치 자연을 그대로 끼워 맞춘 듯하다. 범종각과 해탈문을 지나 산사 안으로 들어서면 정면에 대웅전, 좌우로 심검당과 무량수각, 대웅전 맞은편으로 안양루가 있는데 마당을 감싸듯 자리 잡고 있어 푸근함을 준다. 

개심사 명부전


무량수각을 지나 밖으로 나와 산신각으로 향하는 곳에 있는 명부전은 지장보살을 주불로 염라대왕 등 저승 10대 왕이 봉안되어있다. 죽은 이들이 49일간 지옥에서 받는 심판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데 출입문 좌우의 사람 크기만 한 금강역사상이 인상적이다.

개심사 명부전 금강역사상


명부전을 뒤로하고 산신을 모시는 산신각을 지나면 옛길인 남등길로 향하는 길이다. 제법 가파른 산길을 20분 정도 오르면 쉼터가 보이고 전망대로 가는 길과 보원사지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보원사지 능선까지 1.5km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다. 10월에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은 낙엽 밟는 소리와 함께 낙엽 향이 피어올라 가을을 더욱더 깊게 느낄 수 있다.

상왕산 능선에서 보원사진 능선까지 이어지는 남등길



강당이 있던 골짜기


이곳 사람들은 봉원사가 있던 용현계곡을 ‘강댕이골’이라 부른다. 오래전 보원사에 있던 커다란 강당 때문에 이곳 골짜기를 강당골, 강댕이골로 부른다고 한다.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로 보아 백제시대에 창건되어 통일신라,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유지되었던 절이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서산 용현리 마애삼존불의 본사로 추정된다.

보원사지


한때 100개의 암자와 함께 승려는 1,000여 명이 머물렀다고 하는데, 과거의 영광과 달리 현재는 3만 평의 광활한 절터에 당간지주와 석탑, 보승탑, 석조만이 덩그러니 남아있다. 그나마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의 양식을 계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늠름한 ‘서산 보원사지 오층석탑’이 과거의 영광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천년을 지킨 미소


서산 지역은 과거 당나라로부터 불교가 유입된 불교문화의 중심지였다.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이 있는 이곳 용현계곡은 당나라와 교류를 위해 부여에서 당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해당하는 위치이다. 고기잡이를 위해 또 멀리 당나라에 가기 위해 험난한 바다로 향하는 이들은 아마도 이곳을 지났을 것이다. 이곳을 지나는 이들은 모두 삼존상의 따스한 미소에서 위안과 용기를 얻지 않았을까? 천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 따스함은 그대로 전해진다.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여행 경로

개심사 주차장 → 개심사(0.4km) → 전망대(0.8km) → 보원사지(1.5km) → 마애여래삼존상(1.2km)  


여행 문의

서산시 관광안내 (041) 688-3069

서산시 관광산업과 (041) 660-2499

아라메길(용현) 관광안내소 (041) 662-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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