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4 파리의 밤
200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 나는 착잡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버스 라디오에서 '울고 싶어라'가 절묘히 흘러나올 때 '어쩐지 영화같다'고 생각했었다. ㅈ에게 고백받던 순간, 멀리서 'Butterfly'가 들려왔다. 오래전 여름날의 공원이었다. ㅈ이 결정적인 대사를 칠 때 흐르던 노래 가사가 '빛나는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 였는지 '뜨겁게 꿈틀거리는 날개를 펴'였는지 짐작할 수는 없지만, 꼭 영화 같은 순간이었다. 어떤 공간에, 어떤 누군가와 나 사이에 음악이 흘러 더욱 특별해진 기억이 있다. 몽마르뜨 언덕에 올랐을 땐 아름다운 하프 연주곡이 들렸다. 그 앞에 한참을 머무르는 동안 마치 꿈속을 걷는 기분이 들어, 나도 모르게 '영화같다'고 소리 내 말했다. 그 때의 기분이, 아직 영화처럼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