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3 파리의 밤
우리는 관광객이니까 '관광객들이나 하는 일'은 모두 한다. 그중에 가장 즐거운 건 빅버스를 타는 일! 첫날은 레드 루트, 둘째 날은 블루 루트로 파리 시내를 여행했다. 대부분 정해놓은 정거장을 앞서거나 지나쳐 "내리자!"고 외치는 곳이 목적지가 되었다. 가이드 채널을 10번으로 맞추면 한국어 음성이 나온다. 1번에서부터 버튼을 아홉 번 누르는 동안, 같은 풍경을 설명하는 서로 다른 아홉 개 외국어의 발음을 듣는 일도 좋아했다. 콩코드 광장에서 개선문까지 이어지는 샹젤리제 거리를 지날 땐 '오 샹젤리제'로 시작하는 샹송이 흐른다. 그러면 버스 안의 몇은 흐르는 음악에 고갯짓으로 장단을 맞춘다.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 투어를 할 때, 아름다운 도시 속 아름다운 장소를 매일같이 누비는 가이드가 부러워 그런 삶을 꿈꾼 적이 있다. 빅버스에 올라탈 때마다, 비슷한 기분으로 운전기사의 마음을 가만히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