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언론에서 반복해서 등장하는 키워드는
‘아동·청소년 정서 위기’, ‘감정 조절의 어려움’, ‘불안의 저연령화’ 입니다.
전문가들은 요즘 아이들이 예전보다 훨씬 빨리, 훨씬 깊이 흔들린다고 말합니다.
각 지역마다 소아청소년정신과가 늘어나는 이유도 이를 반영합니다.
“얘는 원래 잘 참는 애예요.”
“문제 일으킨 적 한 번도 없어요.”
잘 참는 아이, 말 잘 듣는 아이, 스스로를 통제하는 아이는
어른들의 기대를 오래 버텨온 아이일 경우가 많습니다.
신문 한 기사에서 이런 문장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의 위기는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오래 참아온 끝에 무너지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아이들은 울지 않습니다. 대신 버팁니다.
화내지 않고, 참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사소한 일 하나에 감정이 터져 나오지요.
시험 하나, 친구의 말 한마디, 부모의 표정 하나에
아이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립니다.
요즘 아이들은 실패에 유난히 약합니다.
틀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지적받는 순간 얼어붙습니다.
실패를 ‘과정’이 아니라 ‘존재의 문제’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성과 중심 사회에서 아이들은 실패를 경험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늘 비교되고, 평가받는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넘어져 본 적이 없어야 했습니다.
어른들은 넘어지기 전에 막아주었고,
실패하기 전에 대신 해결해주려고 하였습니다.
그 결과, 아이들은 ‘잘하는 나’만 알고
‘넘어지는 나’를 감당할 힘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흔들리는 가장 큰 이유는
감정을 다루는 법을 배우지 못해서입니다.
학교에서도 체육시간에 자신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감정의 폭발을 일으키는 아이들을 종종 봅니다.
실수한 친구에게 비난을 일삼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감정을 다루는데 미숙한 경우가 많이 봅니다.
아이를 한명, 두 명 낳는 저출산 시대에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의 감정을 읽어주고 존중해주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감정만을 중요하게 여기니
타인의 감정은 느껴지지 않고 중요하지 않게 여깁니다.
많은 학자들은 이야기합니다.
감정 조절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연습의 결과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연습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약해진 것이 아닙니다.
비교 경쟁 시대에 마음의 근육이 더 강해져야 하는데
마음을 단련할 시간이 없었을 뿐입니다.
몸에 근육이 없으면 작은 충격에도 다치듯,
마음에 근육이 없으면 사소한 일에도 크게 흔들립니다.
아이들은 지금도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짜증으로, 침묵으로, 무기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