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이러면 친구들이 안 놀리냐?

by 온니

복잡한 주말 쇼핑몰 에스컬레이터.

아빠가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딸에게 쏘아붙이듯이 말했다.

“너는 이러면 친구들이 안 놀리냐?”


나는 그들 바로 뒤에 서 있었고, 딸아이가 노란색 경량 패딩 안에 노란색 후드티를 입은 걸 가지고 하는 소리 같았다.


그전에도 뭐라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네가 그러는 거 진짜 우스워.”와 같은 말이었다.

대충 딸이 뭐 먹자고 했는데 말을 바꿔서 아빠에게 혼나는 느낌이었다.


너무 화를 내서 나도 무안할 지경이었다.

엄마도 옆에 있었지만 꿀 먹은 벙어리 같았다. 딸도 마찬가지였다.


비언어적인 부분에서도 충분히 고압적이었지만,

언어에만 집중해 보자.

딸의 잘못이 무엇이든, '우습다.'란 저 말 역시 비난이고, 언어폭력으로 다가온다.


친구들이 놀린다면 놀리는 게 잘못인 게 아니라

원인 제공을 한 게 잘못이란 말. 나는 그게 잘못된 말 같다.


우리는 누군가 실수했을 때, 네가 그러면 나도 힘들어, 힘이 쭉 빠져. 등 감정이 아니라 ‘네가 그러는 거 우스워’ 등의 판단과 비난이 당연한 세상에 사는 것 같다.

어디서부터 바꿔야 할까…


최근에 디지털 성폭력과 관련된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있다.


십 대 여자 아이들은 불법사이트를 운영하는 놈들의 사냥감이다.

그 놈들은 너의 계정이 털렸다 등의 메시지를 남겨 스미싱을 하고, 약점을 잡는다.

십 대 여자 아이에게 가장 큰 협박은 “너의 부모님에게 이야기한다”라고 한다

오늘 내가 목격한 가정환경이라면 그러게 왜 당했냐, 왜 속았냐란 이유로 정말 엄청 혼나겠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가장 중요한 울타리이기에, 그걸 잃지 않기 위해,

그걸 잃는 게 가장 무서워서

그 놈들이 원하는 나체 사진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평상시에 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는 빠르게 사건 대응이 가능하고 큰 피해를 막았다고 한다.


그러려면 부모는 평상시에 이런 말을 많이 해줘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네가 어떤 실수를 했던 엄마, 아빠는 너의 편이 되어줄게.

네가 어떤 잘못을 해서 피해가 생겼어도 괜찮아. 해결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