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

by 온니

가끔 훈육차원에서 아이에게 체벌하는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동생을 때려서 너무 화가 나서 체벌하는 경우, 부모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가 이유였다.


감정이 더해진 경우도 있고, 최대한 감정은 배제한 채 체벌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후자의 경우 체벌이 일종의 불이익처럼 느껴지고, 아이와의 사랑과는 무관하게 한다고 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얼마나 화가 나고 미치는 경우가 많은가.

우리 아이도 미쳐버릴 4살 때 나의 남편도 아이가 제멋대로여서 엉덩이를 살짝 때린 적이 있다.


그날 나는 여러 체벌에 대해 검색해서 공부했고 나름의 결론을 남편에게 말했다.


나는 세상의 모든 체벌에 반대해.

그렇다고 아이의 잘못에 관대할 생각은 전혀 없어.

안 되는 것은 절대로 안돼.

아이가 만약 절도, 폭력, 거짓말 등을 했다면 분명하고 명확한 불이익(벌)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폭력은 안돼..


그 이유는 아이에게 네가 잘못을 했으니 맞을만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지 않아.

아이가 그 메시지를 체득하게 되면 그럼 예컨대 친구나 동생이 잘못을 했을 때 때려도 된다는 뜻이 되고, 폭력을 내재화하게 된다.

또 다른 뼈 아픈 경우는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부당하게 맞았을 때, 내가 맞을 짓을 해서 맞았다고 폭력을 내재화하게 된다.

(나도 그랬다. 졸업 후 첫 직장 술자리에서 잠이 들었고, 일찍 일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배가 노래방 리모컨을 얼굴에 던졌지만 나는 항의하지 못했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고도 고소는 꿈도 꾸지 못했다. 내 쪽에서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이에게도 어떠한 경우에도 가족도, 친구도 때려선 안된다고 가르친다.

네가 만약 타인을 때린다면 우리는 유치원에서 잘릴 수도 있고, 네가 좋아하는 친구를 못 만날 수도 있고, 정학을 받을 수도 있고, 징계를 받을 수도 있고, 이사도 가야 할 수도 있어. 우리 삶은 매우 불편해질 거야.

그 행동에는 책임을 져야 돼.


상대가 폭력을 했다면 그 친구도 그렇게 될 거야. 그 친구는 큰 벌을 받아야 돼.


그렇다고 상대가 때렸는데 맞고만 있으라는 이야기가 아니야.

그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절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저항해야 돼.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내서 소리를 지르고, 선생님을 찾고, 그래서 그 친구에게 불이익을 줘야 해.


우리 집에서 주는 불이익의 방법은 용돈을 끊거나, 외식을 하지 않거나, 놀이시간을 갖지 않게 하거나 등등 창의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아이에게 분명한 불이익을 준다.


아이가 이 메시지를 받았으면 좋겠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안돼. 세상에 맞아도 되는 사람은 없어. 그렇기에 너도 아무리 원인 제공을 했어도 맞으면 안 되는 거야. 너는 그토록 소중한 사람이야.


이 기준으로 보면 명쾌해지는 부분이 있다.


데이트 폭력에서 하는 말들, 너를 사랑해서 그랬다.

딥페이크를 하는 10대의 말들, 몰랐다. 재미로 생각했다.

성폭력들, 네가 치마를 입어서 꼬리를 쳐서 그랬다.

재가 먼저 때렸다.

너네가 먼저 잘못을 하지 않았느냐..


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이유가 있다고, 원인 제공을 했다고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

원인 제공과 폭력은 절대 같을 수 없다.

폭력은 범죄다.


국가가 국민에게 행하는 폭력도 당연히 절대적으로 안 되는 것이고,

국가라는 힘을 가졌기에 더 신중해야 하며,

그러한 폭력을 막기 위해 안전장치를 두는 것이 법이다.


그 최소한의 법이 무너진다면 우리는 정글 혹은 전쟁을 겪는 나라에서의 삶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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