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의 글쓰기
유튜브를 하면서 시청하면서 아마도 가장 많이 들어봤을 단어는 바로 ‘알고리즘’일 것이다. 사용자에게 다음 컨텐츠를 추천하는 과정엔 일종의 규칙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사용자들은 사실 상세하게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 영상에 나에게 추천되었는지, 그 법칙과 과정에 대해 잘 모를 수밖에 없다. 다만, 내가 이전에 시청했던 영상과 약간은 연결되는, 또 주기적으로 시청했던 기록과도 일맥상통한 영상이 대개 추천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 알고리즘 덕분에 우리는 키워드를 통한 검색을 하지 않아도, 내가 좋아하고 즐겨볼’만한’ 영상을 추천 받고, 대개 그 영상들에 만족하며 유튜브를 시청한다. 약 2년 전 구글이 공개한 본인들의 알고리즘 코드는 무려 1억줄에 가까운 방대한 양이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그 1억 줄의 영향으로 나는 내가 즐겨보던 것, 좋아하던 것을 더욱 견고하게 좋아하게 되었다.
오늘로 나는 사람과 소통하고, 교감한지 8315일이 되었다. 태어나고, 움직이고, 말하고, 먹고, 웃고, 울고, 친구를 사귀고, 생각을 나눈지 만 22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당연하게도 나는 나만의 알고리즘을 통해 이런 방향의 생각을, 이런 느낌의 노래를, 이런 맛의 음식을 좋아하게 되었다. 구글에서는 1억줄의 알고리즘 코드를 가지고 있다는데, 22년의 시간동안 나는 어떤 알고리즘 코드를 쌓아왔을까.
좋은 부모님, 좋은 가족, 좋은 동네, 좋은 친구, 좋은 사람들, 좋은 환경은 지금의 긍정적인 내 모습을, 나쁜 친구, 나쁜 습관, 나쁜 사람들과 나쁜 환경은 지금의 부정적인 내 모습, 내 생각의 알고리즘을 만들어왔을 것이다. 결국, 구글 역시 일억 줄의 코드를 통해 내가 좋아하고 즐겨보는 영상을 연속적으로 보게 만든 것처럼, 나의 인생과 생각 알고리즘은 22년의 모든 순간과 감정이 만든 것임을 알게된다. 따라, 앞으로의 삶은 더 미래의 나를 만들고, 현재 이 순간과 생각은 내일의 알고리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명확하다. 1억줄의 모든 코드를 고칠 수 없다면 앞으로 어떤 코드로 내 인생의 알고리즘을 쌓아가야 하는지 말이다.
[2021-06-03 목요일의 글쓰기] '나의 인생 알고리즘에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