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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러기 골목대장 Aug 09. 2024

길에게 길을 묻다


한 때의 영화를 기억하며

추억은 무너져 내리고,

키대기 하던 소나무는

올려다보기에도 버겁다.


그 길 끝에 길잃은 내가 서 있다.




  어릴 적 학교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습니다. 

지금이야 길이 넓어지고 포장도 되었지만 

그 길을 다녀야 할 사람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새떼처럼 몰려다니던 그 때의 아이들은 

나이가 들어 타지로 떠났고, 

고향 마을은 몇 안되는 노인들만 지키고 있습니다. 

무서우리만치 고요한 적막을 깨는 개짖는 소리는 음악처럼 들릴 지경입니다.

산 속으로 난 길을 따라 학교가던 추억은 묻혀버렸습니다. 

바람이 불 때 마다 낙엽이 웅성대고,

길 양 옆 경사면에는 흙들이 시위하듯 흘러내려

길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내 남은 인생도 동맥경화 걸린 듯 좁아지는 중입니다. 

이제 어디로 가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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