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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을 챙겨 먹는 마음

by 이재이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단연 건강한 삶이다. 우리 가족은 건강하게 사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다. 매년 새해 소원은 가족건강이다.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온 가족이 자주 아프고 병원신세를 많이 지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운동하는 걸 매우 싫어했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과 두통, 위장장애를 겪기도 한다.




건강한 삶을 위해 무엇을 먹느냐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내가 먹어 온 음식이 쓰레기(다소 표현이 과격함)와 같은 수준의 저질이었던 것을 깨닫고 자연이 주는 음식을 먹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걸어서 산책도 다니고, 계단도 오르고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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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과일은 엄마가 깎아 주면 먹는 것이었다. 무슨 계절에 어떤 과일이 맛있는지 전혀 몰랐고 궁금하지도 않았다. 과자랑 달콤한 디저트를 먹는 것이 더 좋았다. 직접 살림을 하고 난 후 과일이라는 것이 종류도 정말 많고 값도 비싸다는 것을 알았다.




미니멀라이프라를 추구하면서 많은 것이 변했다. 건강을 챙기며 자연스럽게 먹거리를 살피게 되었다. 자연 그대로의 재료들을 먹는 것이 인간에게 가장 유용할 것 같은데 각종 조미료와 가공식품, 달고 짠 음식들로 인해 망쳐버린 식습관을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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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좋은 제철 음식에 대해 하나둘씩 알게 되었다. ‘햇’ 자가 붙은 식재료들이 반갑다. 햇감자, 햇양파로 요리한 음식은 뭐든지 맛있다. 과일도 싱싱하고 꿀이 들어있는 것처럼 달다.




귤, 사과, 토마토 등 맛있는 과일과 채소들을 부지런히 먹는다. 사과는 종류가 참 많았다. 노란색 시나노 사과, 정말 맛있는 감홍 사과도 예전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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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때문에 정말로 인류 생존이 20년도 안 남았다는 끔찍한 글을 읽었다. 기후 위기가 아니라 정말 기후 붕괴, 기후 파멸이다. 싱싱한 채소와 과일들을 얼마나 더 오래도록 먹을 수 있을까. 갑자기 숙연해진다.




이제 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들어도 지구는 계속 뜨거워질 것이라고 한다. 인류멸망이 가시화되고 있는데도 아직도 과잉으로 살아가고 있다면 변화해야 한다. 이미 끝이라고 다 포기한다거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만 있을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이용해서 환경에 적응할 시간을 벌어야 하는 건 아닐지 생각해 본다. 과일을 오래도록 먹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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