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는 다정한 사람에게 마음을 연다.

by 온마음

다정함이 뭐라고 생각해? 난 상대에 대한 배려가 다정함이라고 생각해.


옛날 아버지들이 많이 그러시듯 우리 아버지도 옛날 분이셨어. 목소리 크고, 자기주장 강한... 그런. 그래서일까 나는 우선 목소리 크고 자기주장이 강한 남자들은 이성으로 보이지 않더라고. 외모도 외모지만 목소리가 부드럽고 상대방을 잘 배려해 주는 그런 성격이 좋았어. 이때까지 연애하고 호감 가졌던 사람들은 다 그런 유형이었지.


서른이 넘어가면서부터 결혼에 대한 압박이 있었던 것 같아. 이때 진짜 소개팅도 많이 하고 선도 봤었는데 아무리 만나도 확 마음이 가는 사람이 없더라고. 다정한 사람이 없었던 건 아닌데 마음이 움직이질 않았어. 그렇게 2년쯤 흘렀을까. 비혼 주의를 선언해 버렸지. 부모님도 그런 나의 생각을 듣더니 '그래. 엄마 아빠랑 즐겁게 살자. 결혼 안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라며 반기셨어. 특히 엄마가.


그렇게 32살이 된 어느 날, 나는 새로운 분야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첫 출근을 하게 되었어. 회사에 출근하고 며칠 후 지금의 남편을 보게 된 거야. 우린 부서가 달랐거든. 진짜 거짓말 1도 안 보태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내 이상형이었는데 결정적으로 그에게 반한 건 그의 다정함이었어. 내가 일하게 된 곳은 요양원이었는데 어르신들을 대하는 그의 부드럽고도 다정한 말투를 듣자마자 난 그에게 빠져버렸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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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주의고 뭐고 난 이 사람과 사랑에 빠져야겠다 생각하고 그때부터 짝사랑이 시작됐지. 그렇게 7개월 후 우린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고. 결혼을 한 후에는 늘 이렇게 말해 '여보, 하고 싶은 거 다 해요.','여보, 마음이 편한 게 제일 좋아요.'라고. 시댁에 다녀오는 길에는 항상 '고생했어요'라고 말해주고. 사실 감사하게도 시댁에서의 큰 고충이나 어려움이 없는 편이기에 시댁 다녀오는 길은 즐거운 편인데 늘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마음 써주는 남편 덕분에 더 시댁에 가고 싶고 그래.


물론 사람의 모든 면이 다 좋다고 할 수 없지. 나도 남편도 단점이 있어. 그렇지만 그 단점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서로의 장점을 바라보며 살고 있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면서 말이야. 물론 가끔은 싸우기도 해. 그렇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화해하기도 하고. 나는 이게 결혼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우리는 8년째 보듬으며 살아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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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인터넷에서 글을 보면 결혼은 어떤 사람과 해야 하나요?라고 묻는 글을 보게 돼. 그 때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아주 분명하게 말할 수 있어. "결혼은 꼭 다정한 사람과 하세요." 라고. 다정함은 삶이 힘들어졌을 때 서로를 지탱해 주는 기둥이 될 거야. 내가 쓰러지고 포기하고 싶을 때 나를 일으켜주는 힘이 될 거야. 기쁠 땐 그 기쁨이 배가 되게 할 거고, 슬플 땐 그 슬픔이 반으로 줄어들게 할 거야. 이게 다정함의 힘이야.


남녀 간의 사랑에서도 그렇지만 인간관계에서도 똑같아. 다정함은 서로를 알아보는 표식이 될 거고, 그 다정함은 관계를 이어주는 끈이 될 거야. 그렇게 내 곁에 좋은 사람들이 생기는 계기가 되겠지. 혹여나 그 다정함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면 조심스럽게 뒷걸음질 쳐도 괜찮아. 결국 다정함을 아는 사람들은 서로를 발견하게 되어있거든. 모든 관계를 이어가지 않아도 돼.


그리고 가장 먼저는 나 자신에게 다정하도록 하자. 내가 나에게 다정하지 않으면 이 세상 누구도 다정하지 않아. 나보다 더 나에게 다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때론 실패하거나 좌절하게 되는 순간에 '나는 왜 이럴까, 왜 이렇게 멍청할까, 망했다.' 이런 생각 대신에 '실수할 수도 있지. 다음엔 잘할 수 있을 거야. 걱정하지 마. 분명 잘해낼 거야.' 이렇게 나를 응원해 주면 더 좋을 거야. 내가 해봤거든. 한없이 나를 다그치고 몰아붙이면 그게 더 독이 돼서 돌아오지만 다정하게 긍정적이고 따뜻한 말을 건네니 용기로 나타나더라고.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좀 더 다정한 하루가 되길...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