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옆으로 넘길 때마다 다음 장엔 네가 있을까 한 발짝 앞서 상상을 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 아무리 준비를 해도 무너지는 건, 눈물이 맺히는 건 똑같아.
연인일 땐 내가 없었던 과거의 너를 알고 싶어 했는데, 헤어진 지금은 현재의 네가 알고 싶어. 무엇을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는지, 어떤 것에 웃는지, 어느 장면에 동요하는지, 요새 자주 듣는 노래는 뭔지.
오늘은 참 터무니없는 상상을 했어.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밤 갑자기 들려오는 문 두드리는 소리. 그 문을 열고나면 앞에 네가 서 있고 그토록 듣고 싶었던 목소리로 돌아왔다고 말해.
“돌아왔어.”
그러면 난 웃으며 너를 안아.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이별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