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유니크함을 지키는 방법
AI에게 존댓말을 하셔야 돼요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유니크함을 지키는 방법
AI를 본격적으로 가깝게 사용하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인 것 같다.
처음 AI를 도입한 여러 결과물들이 나왔을 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AI는 빠르게 고도화됐고,
단순한 작업 속도를 높이는 수준을 넘어
전문적인 검토와 판단을 돕는 영역까지 확장됐다.
이미지와 영상은 물론, 공중파와 언론 영역에서도
AI가 활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삶이 편해진다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AI에 기대고 의존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도 생겼다.
작년 러시아 출장을 갔을 때가 떠오른다.
러시아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였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인터넷과 번역기, 그리고 AI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e심을 꽂고 AI를 활용하니,
옆에서 무엇이든 물어보면 바로 대답해주는 조수가 있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후 다시 러시아를 찾았을 때,
통신 규제로 인터넷이 되지 않는 상황을 마주했다.
그 순간, AI에 의존하던 내가 얼마나 작아지는지 실감했다.
AI가 다 해주니 스스로 배우고 익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어려운 과제를 AI에게 맡겨
내가 덜 힘들 수 있을지만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이런 설문조사가 있다고 한다.
연인에게 스마트폰은 보여줄 수 있어도,
AI와 나눈 대화 기록은 보여주기 어렵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만큼 AI와 개인적인 고민까지 나누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일 것이다.
지금의 AI는 인간의 조수처럼,
언제든 질문하면 답을 내놓고
복잡해 보이는 문제를 정리해주는 협력자에 가깝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I가 AGI,
즉 범용 인공지능 단계로 나아가면
인간의 인지 능력을 모방해 스스로 판단하고 추론하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그 지점에 이르면, 인간이 AI에 종속되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함께 따라온다.
“AI에게 존댓말을 하셔야 돼요.
혹시라도 나중에 살려줄 수 있잖아요.”
유튜브 한 채널에서 김대식 교수가 농담처럼 한 말이다.
웃으며 들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한편으로는 AI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든다.
그렇다면 AI와 공존하고,
앞으로는 AI와 경쟁해야 할지도 모르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가져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김대식 교수는 ‘유니크함’을 강조했다.
특히 ‘스토리’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사람의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그 안에 감정이 있고, 맥락이 있고, 시간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실패와 극복,
부모와 친구가 떠오르는 사소한 에피소드,
각자의 자리에서 버텨온 하루하루의 기록들.
이 모든 것은 사람마다 다른 결을 가진다.
AI에게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실제로 겪고, 느끼고, 살아낸 이야기가 주는 유니크함은
지금의 AI가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라 믿는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고,
각자의 하루하루가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AI는 앞으로도 더 많은 것을 대체하고,
인간의 영역을 넓게 잠식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하다.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가며
나만의 이야기를 쌓아가는 것.
가짜가 흉내 낼 수 없는 유니크함을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만들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