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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수 onsoo Jan 21. 2021

길 돌멩이, 길 꽃, 단상

작은 작업물에 앉아 쉬어가는 글

조약돌에 개망초

쓰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고, 헤매는 느낌이 들어 좋아하는 작업을 가져와 글을 써본다. 살아오는 이야기, 여러 생각 끝에 건져 올린 단어를 엮는 일이 쉽지가 않다. 나의 서툰 기록이 행여나 누군가의 마음을 다치게 할까 겁이 난다. 그냥 내가 그 날 길을 가다가 주운 돌멩이와 그 곁에 있던 길 꽃을 이야기하는 공간, 돌멩이에 묻은 흙을 흐르는 물에 닦아낼 때 나타나는 고유한 빛깔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공간, 돌멩이 색이 모두 가려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어울리는 색 물감을 고르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좁은 공간의 틈에서 문장의 무거움과 부끄러움을 내려놓고 쉬어간다. 글자에 묻은 망설임과 때를 차가운 개울물에 담가 씻어내고 싶다.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지만, 정형이 아닌 말을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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