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소년과 비행소년

그냥 끄적이는 글

by 김동준

저는 청소년들을 담당하는 종교인입니다.


청소년들과 대화하다 보면 참 알록달록 합니다!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 제각각 달라서 참 쉽진 않지만, 매번 다가오는 아름다운 그들의 얼굴이 제 삶 가운데 큰 위로로 다가옵니다.


저도 평탄한 청소년기를 보내진 않았습니다. 어려웠던 집안 환경으로 인하여 몹쓸 말도 많이 했고, 어머니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긴 했습니다.


다행히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 깨닫게 되었고, 사랑이라는 가치가 제 삶 가운데 가장 소중하다고 느껴 종교인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습니다.


2016년 군을 전역하고, 복학했습니다. 복학하며 학교를 다니는데 참 불안했습니다. 물론 종교 체험을 통해 종교인이 되겠다고 다짐했지만, 불안한 순간이 자연스레 찾아왔습니다.


참 방황했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이 가운데 한 티비 프로그램에 나왔던 노래가 저에게 위로를 줬습니다.


갑자기 유튜브에 알고리즘으로 인하여 그 노래가 등장하여 그때의 감정을 남기기 위해 글을 쓰네요.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비행소년'이라는 노래입니다. 샵건이라는 래퍼의 진심, 매드클라운, 거미의 랩과 훅, 길의 비트가 참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이 가운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아래의 부분입니다.


늦깎이 스물 청춘의

주소 번지수를 적어

사랑 앞에 철없고

비틀대듯 걸음을 절어

무댈 끝내고 두 손엔

오만 원이 쥐어졌고

내 광진구 옥탑방

택시빈 이만오천 원

그게 아까워서 걸었네

한남대교를 지났고

돌아가는 집까진

아직은 좀 멀어

상상을 해 완벽한

선을 그리는 비행

Uh 날개는 없기에

다시 나는 뛰네

One day

I'm gonna fly away yes


불안을 피하려고 살아갈 것이 아니라,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삶. 이 노래는 제게 이렇게 다가왔습니다.


이 노래를 통해 불안한 삶을 조금은 넘어섰던 한 청년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완벽한 선을 그리는 비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자신에게 만족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네요.


괜스레 이 노래를 다시 듣는데 이제는 제 삶보다는 제게 맡겨진 청소년 친구들이 생각납니다. 세상이 말할 때는 비행소년, 비행소녀라고 말하는 친구들.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의 삶 가운데는 '불안'이 참 크더라고요. 이들의 삶이 '비행'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가장 완벽한 선을 그리는 '비행'을 할 수 있게 반듯한 길을 만드는 사람이 되길 그저 바랍니다.


이 글을 읽고, 혹시나 해서 이 노래를 듣는 모든 이들에게도 위로와 따뜻함이 있길 그저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ev7_byi-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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