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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히로 Dec 30. 2018

Part1. 문장을 싹둑싹둑 자른다

자소서 잘 쓰는 법

자소서 쓰는 법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왔다. 칼럼으로는 거의 100편, 강의로는 16시간 분량정도다. 첨삭은 1년에 대략 300편, 직접 쓴 자소서도 1년에 100편은 된다.

주로 많이 했던 조언이 있다. 기업분석, 직무분석, 자소서 구성법, 뭘 쓰면 좋을지, 자소서 항목 분석 등이다. 그럼에도 항상 부족함을 느꼈다. 조언을 들은 사람들이 분명 고개는 끄덕였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잘 써지지 않는다며 돌아왔기 때문이다.

왜인지 고민해 보니, 결국 '문장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이제 문장을 잘 쓰는 법에 대해 조언하려고 한다. 지금부터 조금씩 따라해 본다면 누구나 쉽게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문장을 쓰는 법과 예시는 '정철'선생님의 글쓰기 수업을 많이 참고 했다.)



오늘의 조언은 '문장을 싹둑싹둑 자른다'이다.
짧게 쓰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얼마나 짧게 쓰면 좋을까? 한 문장에 50자 이내면 좋다. 연습을 할 때 가장 안 좋은 방법은 처음부터 짧은 문장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생각'을 한 번에 좋은 문장으로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단 '생각'을 아무렇게나 문장으로(문장이 아니어도 좋다) 끄적인 다음, 그것을 다듬는 것이다. 즉 문장을 싹둑싹둑 자르는 연습부터 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before.
제 마음과 똑같은 정카피 님의 그분이 돌아가신 날 썼던 글을 공유해봅니다.

after.
그분이 돌아가신 날 정카피 님이 쓴 글.
제 마음과 똑같습니다.
공유해봅니다.

이런 식이다. 하나 더 보자.

before.
2006년 어느 날 2002년 월드컵 경기 대한민국과 이탈리아 전을 재방송해주는 줄 알고 그때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어 텔레비전 앞에 바짝 다가앉았는데 갑자기 주심으로 분장한 탤런트 임채무의 2 대 8 가르마와 레드카드 대신 그의 손에 들린 아이스바 하나가 눈에 보였다. 알고 보니 이는 축구 경기를 코믹하게 패러디한 광고였는데 이 광고는 방영된 다음 날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위 대박이 터진 쇼킹한 CJ였으니 이 광고 주인공이 바로 롯데삼강 돼지바였다.

2문장이다. 이 2문장을 싹둑싹둑 잘라보면 어떨까.

after.
2006년 어느 날. 텔레비전에서는 2002년 월드컵을 재방송하고 있었다. 대한민국과 이탈리아 경기였다. 그때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 텔레비전 앞에 바짝 다가앉았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에 등장하는 탤런트 임채무. 2 대 8 가르마 주심으로 분장한 그의 손엔 레드카드 대신 아이스바 하나가 들려 있었다. 속았다. 축구 경기를 패러디한 광고였다. 다음 날 이 광고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르 차지한다. 소위 대박이 터진 쇼킹한 CF. 어떤 광고였을까? 바로 롯데삼강 돼지바였다.

13문장이다. 자르려고 가위를 들고 있으면 잘라진다.
이번엔 자소서를 예시로 한 번 들어 보자. 우리가 평소에 많이 쓰는 문장을 한 번 예시로 들어 보겠다.

before.
제 사수였던 선배 사원분이 본인의 업무로 바쁘기에 업무협조를 구하기 어려웠지만 저는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after.
사수였던 선배는 업무가 바빠 협조를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었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문장을 싹둑싹둑 자를 수 있을까. 아직 어렵다면, 역으로 긴 문장이 왜 읽기 힘든지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영어를 예로 들어 보자.

(예)
The man who A does B.

라는 문장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잘 알겠지만, 절이 들어가는 문장은 길어지고 해석이 힘들다. 이 문장은 원래 두 문장이다.

The man is A.
The man does B. 

A는 수식어이고 B는 액션이다. 즉, 수식어가 문장을 길게 만들었고, 수식어가 문장을 읽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주어를 꾸미는 수식어가 길어지면 읽기 힘들어진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말도 똑같다. 그래서 문장을 싹둑싹둑 자를 때는 항상 주어를 맨 앞에 쓴다고 생각하고 주어부터 찾아야 한다. 불필요한 수식어는 없앤다.

[정리]
①주어를 찾고
②주어를 맨 앞으로 빼고
수식어를 최대한 줄이고
형용사, 부사 대신 명사를 쓴다




다시 한 번 정리. 짧게 쓰면 잘 읽힌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자소서는 짧게 쓴다. 짧게 쓰는 연습은 문장을 처음 쓸 때부터 하는 것이 아니다. 문장을 일단 생각나는대로 써 내고, 그걸 싹둑싹둑 자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럼 분명 자소서는 잘 읽힌다. 잘 읽히면 분명 서류 합격률이 올라간다. 장담컨대 비약적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당신의 고민도 함께 싹둑싹둑 자르는 연습을 하자. 지금이 가장 고민될 때다. 뭐하지? 난 뭐했지? 앞으로 뭘 해야하지? 시간이 없는데... 잘할 수 있을까? 옳은 선택일까? 아직 선택을 못했는데. 난 뭘하고 싶은거지? 노력한다고 될까? 노력해도 안 되면 어떡하지? 이런 답없는 고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나를 괴롭힌다. 그 실타래 속에 묶여 있으면 나는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싹둑 그 고민을 잘라버리고, 뭐든지 '실행'하는 것에 집중하자.

그냥 우리끼리는 이렇게 정하자.
2019년은 '가위'의 해인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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