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N번방 ㅣ 10대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온더레코드 프로그램 '코워킹 : 한끗차이로 끝까지 읽는 인터뷰하기'는 배움과 관련해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더 많은 교육자와 나누고 싶은, 고군분투하며 교육현장에서 쌓아온 시도의 기록을 공유하고 싶은,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뉴스레터라는 방법으로 풀어내고 싶은 교육자가 온더레코드를 오가는 다양한 교육자의 목소리를 담고 발신해온 매니저와 함께 작업하며 만드는 프로그램입니다.
더 많은 교육자의 시선을 담는 방법은?
세상에 인터뷰는 많지만, 끝까지 읽고 곱씹는 인터뷰는 많지 않습니다. 좋은 질문과 시선에서 출발해 완성하기까지 교육자의 목소리를 담는 인터뷰를 직접 기획하고 시도해봅니다. 원혜준님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만든 인터뷰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청소년지도사로서 늘 10대들과 만나고 대화하는 혜준님은 '청소년을 포함한 모두가 생각하는 것은 다르지 않고, 다만 표현 방식의 차이가 아닐까?'하는 생각에서 이슈 중 #성평등 #N번방 키워드에 대한 10대의 생각을 솔직하게 묻고 언어를 포착해 인터뷰에 담았습니다.
언제 : 청소년 이해 단계에서
누구를 : 요즘 것들(10대)
어떻게 : 끝까지 흥미롭게 읽히는 인터뷰를
무엇을 : 요즘 청소년들이 이슈에 대해 하는 생각을
왜 : 청소년이나 성인이나 생각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다만 표현방식의 차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전달해주기 위해
어디에 : 청소년지도사 원혜준의 인터뷰에서 합니다
*코워킹 - 인터뷰 프로그램의 기획을 포함한 A to Z가 궁금하다면 여기로
그들의 최애 관심사는 아이돌이다. 부를 애칭을 하나씩 지어보자 하니 나온 답변은 '최강엑소', 'NCT짱'. 자신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명으로 애칭을 정하는 그들. 그렇게나 좋을까 싶으면서도 어느 한 가지에 열광하는 그들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그런 그들이 나는 요즘 이슈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름은 한 자로 줄여서 표기합니다.
원혜준(아래 준) 지금 현재 하고 있는 활동 ‘풀문’이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인터뷰이1(아래 김) 풀문은 청소년이 직접 문화를 기획한다는 의미로 직접 청소년의 올바른 문화 형성과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고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어요.
준 청소년이 직접 문화를 기획 한다는 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어떤 활동을 했었어요?
인터뷰이2(아래 선) 2018년에는 처음 1기가 구성되어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먹거리와 놀거리를 제공하는 활동을했었어요. 작년에는 청소년에게 지속가능한 발전을 소개하면서 친환경 체험거리 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했고요.
준 올해 제가 듣기로는 풀문이 올해 ‘성평등’을 주제를 잡고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들었어요. 왜 성평등에 초점을 잡게 되었어요?
김 요즘 N번방이나 그런 사건들로 ‘성평등’이 핫하잖아요. 이건 요즘 따라 많이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이제야 수면 위로 드러나는 거라고 생각해요. 청소년은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시기고, 그것이야 말로 청소년의 문화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결정하게 되었어요.
준 어느 부분에 대해서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김 우리 일상에도 숨어있는 문제들이 많거든요. 뿌리 깊게 박혀있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우리가 다시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죠. 이런 걸 해결하는 게 사회에 진보적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인 것 같아요.
준 멋진 생각이네요. 그럼 혹시 두 분 다 ‘성평등’에 원래 관심이 있었던 거에요?
선 원래는 아니었고 한 중학생 쯤, SNS에서 화제가 되는 걸 보면서 ‘아, 그렇구나’ 이렇게 관심이 생기게 되었던 것 같아요. 미디어에서 성차별적인 콘텐츠나 아니면 성평등을 지지하는 콘텐츠를 많이 접하면서 더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김 저는 SNS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제가 트위터를 하는데 성평등과 관련된 내용들이 자주 올라와요. 처음 한번 봤을 때는 그냥 ‘문제구나’ 하고 끝나는데 계속 접하게 되면 그것에 심각성을 깨닫게 되잖아요. 그러면서 관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준 저도 트위터가 가장 빠르게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고 들어서 해봤는데 어떻게 사용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선 그게 한 가지 분야에 엄청 큰 관심이 있는 계정이 아닌 이상 뭐가 보이는 게 없어요. 저는 아이돌 덕질로 트위터를 시작했어요. NCT라는 아이돌을 좋아해요. NCT짱!
김 저는 엑소요. 최강엑소! 트위터는 같이 한 분야에 덕질을 하는 사람들이 연결이 되어 있어요. 그 사람들이 자신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 리트윗을 해요. 그러면 저희한테 공유가 되고 저희도 그게 심각하다고 생각해서 다른 사람에게 리트윗을 해요. 그렇게 연결, 연결돼요. 그러면서 한 문제의 심각성을 계속 접하게 되죠. 어느 분야에 덕질을 하냐 이런 것보다 그렇게 공유를 하는 게 중요해요.
준 그럼 평소에도 성평등과 관련된 콘텐츠를 많이 접했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있나요?
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책 속에서, 음악 속에 성차별적인 요소들에 대해 소개해주는 영상을 봤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광범위하게 많더라고요. 저희가 국어시간에 배우는 문학 안에서도 그런 문제점들이 많았고 우리 일상 속에서 깊게 뿌리 박혀 있어 문제라고 잘 느끼지 못하는 거라고 말해주는 콘텐츠가 기억에 남아요.
준 ‘N번방 사건’ 올해 큰 이슈 중에 하나였잖아요.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땠어요?
김 N번방 사건이 뉴스로 터지기 전에 트위터 안에서는 조금씩 조금씩 이야기가 있었어요. ‘N번방 가입자가 26만명이다 그래서 우리가 청원을 해야 한다.’ 라고 뉴스에 뜨기 전에도 먼저 조금씩 청원을 받고 있었거든요. '와. 이거는 미쳤구나' 싶었어요. 근데 알고 보니까 이게 더 큰 사건이었다는 걸 알게 됐을 때는 놀랐어요.
선 처음 그 이야기를 접했을 때 너무 짜증나고 그냥 착잡했어요. '그냥 세상이 참... 믿을 만한 사람이 없구나. 내 주위에도 있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학생도 있었다고 하는데, 길거리 돌아다니고 버스를 타더라도 다 의심스러운 거에요. '어? 혹시 저 사람도?'하고요. 외면과 내면이 다른 거니까요. 저렇게 멀쩡하게 걷더라도 저 사람이 가해자일 수도 있겠다. 이런 기분이 드는 거예요. 좀 경계가 심해진 것 같아요.
준 일상생활에서도 변화가 생겼군요. 왜 이런 사건들이 자꾸 일어나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김 대부분 성폭력, 묻지마 폭행, 성폭행, 성추행. 이런 것들이 남성이 여성한테 하는 것으로 이루어지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 남성이 받는 처벌이 미약하다고 생각해요. 이만큼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가해자가 술을 마셔서, 기억이 안 나서... 이러면서 처벌이 받지 못하는 걸 봤을 때 그만큼 피해자인 여성의 인권을 국가 자체에서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준 이런 이야기를 친구들이랑도 많이 하나요?
김 솔직히 말해서 관심 있고 트위터를 사용하는 친구들끼리만 하는 것 같아요. 트위터 안에서는 더 많은 정보가 공유가 되고 간절함이 있어요. 사건을 바라보는 깊이가 좀 더 깊어요.
준 저는 트위터에서 리트윗을 하면 뭐가 바뀔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이 생기네요.
김 많이 접하다 보면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바뀌는 것 같아요. 리트윗을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관련 글을 접하게 되면 제 생각 자체가 바뀌는 것 같아요. 관심도 생기고. 그게 변화이지 않을까요?
준 N번방 사건을 보면서 안타까운 점이 있을까요?
선 한참 이슈가 됐을 때는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고 바라봤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그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게 안타까워요. 이건 10대뿐만이 아니라 이건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 같아요.
김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그 당시에만 관심 집중이고 사건이 재판으로 어떻게 연결되는 거에 대해서 이슈화가 끊임없이 이어지지는 않은 것 같아요. 버닝썬 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문제다 난리다 이랬는데 끝으로 갈수록 사람들 관심이 사라지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잊혔잖아요. 그렇게 서서히 관심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준 그런 현상들을 봤을 때 어떤 느낌이 들어요?
김 착잡해요. 그냥. 이게 사건이 이슈가 되는 것보다 잊히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이슈가 되는 것만큼 잊히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이 드는데, 잊히면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잊히니까 착잡해요. 처음에는 한 마음 한 뜻으로 응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나중엔 자기 할 일 하고 사는구나 이런 느낌.
선 이건 법이 변해야 해요. 아무리 이슈가 되고 청원을 하고 총동원을 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바뀌는 게 없고 처벌을 하지도 않고 뭔가 법이 바뀌는 것도 크게 없고 그러면서 사람들도 회의감이 드는 사람들도 많고 그래서 조금 위에서부터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준 5년 뒤, 10년 뒤 우리나라 모습을 어떨 것 같나요?
선 5년 뒷면 솔직히 똑같을 것 같아요. 10년이어도 무슨 일 터지면 화젯거리가 되고 그러다가 또 잠잠해졌다가 또 터졌다가 그러지 않을까요?
김 법이 바뀌지 않으면 바뀌기 힘들거든요. 법이 강력해야 가해자들이 무서워한다고 생각해요.
선 지금까지의 사례들을 보면 처벌하는 것도 세지도 않고 N번방에 가담한 사람들도 공개도 안하고, 처벌도 안하고. 그럼 가해자 입장에서는 다음 세대든 그 다음 세대든 이렇게 해도 괜찮겠구나 싶어서 또 N번방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어요.
준 이 글을 보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10자 토크로 해볼까요?
선 가해자 엄중 처벌 원해요
김 피해자를 위한 나라이길. 오, 가해자 피해자 둘 다 들어갔어요.
선 전 추가적으로. 이걸 보는 사람들에게 여자든 남자든 똑같은 사람이니 성별로 구분 지어 차별 하지 말고 동등하게 생각하고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꼭 이야기 하고 싶어요.
김 모든 것은 관심을 갖는 것으로 시작해서 그 관심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 같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성차별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보여줘서 그에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 소수가 아닌 다수가 해결해갔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 글. 원혜준 / 온더레코드 코워킹 - 인터뷰 프로그램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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