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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Sep 12. 2018

청소년의 사이드 프로젝트는
메인이 될 수 있을까?

LEARN & LEAN 2의 두 번째 시간의 이야기 2

같이 배우고 바로 써먹는 온더레코드X유쓰망고 LEARN & LEAN 2*두번째 시간의 이야기를 이어 전합니다. '기술의 발달이 가져올 청소년 참여 모델의 변화'를 함께 읽고 떠오르는 질문을 공유했습니다. 많은 질문 중에 함께 이야기 나눌 질문을 투표로 뽑았습니다. 어떤 질문으로 이야기를 나누었을지 살펴보세요. 

*LEARN &LEAN 2는 유쓰망고의 SXSW EDU 2018 탐방보고서 <Z세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같이 배우고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유형별 여정지도'를 만듭니다. 



오늘의 Q.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하는 체인지메이커 활동이 '사이드 프로젝트'가 아니라
메인 프로젝트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환경이 필요할까?

다시 말해 청소년들이 만드는 변화가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 



우리의 A. 

우희커 : 교육이 다양한 곳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어떤 환경, 교실 안, 교실 밖 환경들이 달라져도 체인지메이커 교육이 함께 갈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이 질문을 썼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메인이 될 수 있는가


세은커 : 학교 안에서 선생님들께 프로젝트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두려운지 묻기도 한다. 가장 좋은 답은 프로젝트를 수업에 적용해서 풀어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들은 '이것까지 또 해야 되나요?' 라고 반문한다. 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교과과정만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다 하기에는 어렵다. 교사들도 그러한데 학생들은 어떻겠나. 학생들 중에도 수행평가를 따로 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대체하며 메타엔진을 쓰는 친구가 있는 반면, 다 따로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 친구들에게는 프로젝트가 너무 버거울 것이다. 지금은 과도기 같다고 생각한다. 


우희커 : 내가 학교다니며 했던 활동을 생각해보면 사이드 프로젝트도 의미가 많다. 중심이 아닌 경계에서 할 수 있는 활동과 얻을 수 지식이 따로 있는 것 같다. 교과 수업의 진부함에 반대 해서 사이드 프로젝트들을 많이 했다. 우리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결국 메인 커리큘럼에 반영이 되지 않는다는 게 답답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인풋이 필요할 때 학교를 믿고 맡길 수 있을까? 그리고 변화를 외치는 친구들은 메인 커리큘럼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에 포함되어 있을까?


하늬커 : 사이드 프로젝트를 열심히 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학교에서 배워야 하는 것을 오히려 밖에서 배우기도 하고, 학교에서 배운 것을 쓸모 있게 적용하는 방법을 찾는다. 깊은 배움이 있기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혜지커 : 틴스토리라는 10대 인터뷰 프로젝트를 하면서 자기의 꿈을 고민하는 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놀란 적이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인생의 방향을 설계하고 힘든 고비를 넘길 만큼 중요한 경험을 했지만, 정작 생기부에 적을 만한 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생기부*에 적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냐 되묻게 되더라.  

*생기부 : 학교생활기록부의 준말


세은커 : 생기부에 적는다 아니다의 권한은 교사의 권한이다. 지금의 생기부는 스토리가 일관성있어야 한다. 맥락이 없으면 교사의 판단으로 잘리더라. 진짜 배움을 준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적지 못한다. 


채은커 : 맞다. 고등학교 친구들을 멘토링해주면서 가까이 보니 일관성 있는 스토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엄청 고민한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메인으로 만들 수 없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청소년이 둘러싸인 환경이 학교다. 그 안에서 프로젝트를 하려고 하거나 무언가 변화시키려고 하면 결국 만들어지는 결과는 선생님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사고나면 책임져야 하니 생각에서 부터 멈추게 되는 환경에 있었다. 




청소년의 생각 vs 선생님의 생각


정혜커 : 요즘 사회 혁신 프로그램들을 많이 하며 보고 있는데 학생들과 선생님의 생각 차이가 크다. 아이들은 오히려 하는 일에 의미만 부여해주면 미래의 자신의 모습과도 연결을 짓는다.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마음도 장래와 연결해 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마지막에 끝날 때 ‘아이들이 시간이 많이 없으니 별도의 모임을 하거나 과제를 주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부탁하셨다. 


하지만 그날의 모든 과제와 별도의 모임은 아이들이 스스로 정한 것이었다. 그 때 사이드 프로젝트가 선생님에게 얼마나 부담으로 다가오는지를 느꼈다. 밖에서 청소년을 만나는 나는 중간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된다. 학생과 선생님 사이를 조율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프로젝트를 학생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학교 안에서 적용하기에는 너무 어렵다. 


세은커 : 장기적으로 프로젝트를 한다는 건 학생이든 교사든지 쉽지 않다. 일회성이 아닌 1년 이상을 끌고 가는 게 어렵다. 체인지메이커로 구성한 17차시 수업의 시작은 학생들의 요청이었다. 처음엔 한 번 해본 친구들이 동아리를 만들어 달라고 했고, 선생님도 배우고 싶으니 심화 수업으로 해보자고 해서 17번의 수업이 구성되었다. 정규 수업 안에 편성되니 필수로 지필시험을 내야 하더라. 문제를 내면서도 평가가 된다는 점에 반감이 많이 들었다. 


정혜커의 이야기와 비슷하게 선생님께 '17차시 수업시간 안에 모든 것을 다 했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받았다. 사실 선생님 스스로가 너무 힘들어서 그렇다고 부탁한다고 하셨다. 하지만 체인지메이커라는 것이 수업이외에 필요한 것들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아이들끼리 수업시간 이외의 모임을 하기도 하고,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지만 내적 동기의 밸런스가 맞지 않아 힘들어했다. 그 때마다 서로 성찰하는 시간을 다같이 가졌다.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판을 깔아주는게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청소년의 판, 어른의 역할


채은커 : 농어촌학교 친구들을 대상으로 학기 중에 체인지메이커 교육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친구들의 동기를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다음 고등학교에 도움이 되는 활동인지 스스로 묻게 된다. 내적 동기는 주변의 주도적인 친구들에게 영향을 받기 마련이지만 그런 환경이 아니다.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정혜커 : 수업 안에서 동기가 있는 친구들과 없는 친구가 같이 섞여 있을 때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교육 초반의 에너지를 잡고 가는 것이다. 시골에 있는 친구가 서울에 있는 친구들을 보거나, 그런 환경에서 영향을 받은 친구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는 방법이 있다. 결국 콘텐츠와 적절한 가이드가 중요하다.


세은커 : 맞다. 교육설계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체인지메이커를 적용하고 있는 교사들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스템이나 문화를 설계하지 않고 무조건 '체인지메이커가 되자!'라고 하면서 문제점을 배설하게하고 응해주지 않으면 더 좋지 않다고 한다. '말 하라고 해서 했는데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바뀐게 없네?' 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 전에 체인지메이커 수업이 자율 동아리로 이어갈 수 있도록 예산이 책정되어 있는지, 교장 선생님은 얼마나 열려있는지를 먼저 본다. 무턱대고 다 해주는 것도 위험하다. 말하면 다 된다고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채은커 : 관련해 경험이 있다. 쉼터가 없으니 학교 안에 공간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 때 소방법에 걸린다는 설명을 정확히 해주셨다. 절차를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할 때 이해하기 좋았다. 


하늬커 : 설명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환경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했지만, 환경이 만들어 지려면 조직 안의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체인지메이커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의 차이는 선생님의 태도와 의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교사의 존재이다. 




청소년과 어른 모두를 위한 가이드


선주커 :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선생님께서 생기부에 들어갈 내용을 작성해 달라고 부탁하셨다. 그 때 생기부에 쓸 수 있는 겉의 맥락보다는 프로젝트에서 어떤 걸 얻어가는지가 평가의 주가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세은커 : 청소년의 인권과 권리 증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청소년들의 태도는 쉽게 ‘우리가 주인이 아닌가’라며 월권하려는 친구들도 보인다. 공감캠페인을 시작하면 상대방을 공격을 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메시지를 알리는 것도 좋지만 정말로 공감 포인트가 있는지, 듣는 사람은 어떤지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서로 불편해질 필요가 없다. 문제를 제기 하되 서로를 공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윤아커 : 청소년 시설에는 청소년 운영위원회라는 청소년 자치기구가 법적으로 있어야 한다. 시설과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한다. 주인의식이 커지고 문제를 발견하는 것은 좋지만, 그 다음이 지적이 아닌 피드백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의 언어를 새로 만들기도 한다. 


정혜커 : 주인의식이 뭘까? 어떤 것을 지적하거나 권한으로 움직여진다는 관점이면 평가하기 쉽다. 하지만 처음부터 주인의식이 무엇인지 잘 심어주고, 어떤 것을 먼저 설득할지, 방법으로는 협상을 택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 결국 관점을 사람 중심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다음 이야기는 LEAN 프로젝트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유형별 여정지도 만들기>의 STEP 1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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