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행의 첫날

다시 차분으로 돌아가는 연습

by 보나



알 수 없다.



무언가를 잊고 지내는 것 같은, 빠트리고 나온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든다. 물론 실제로도 그렇다. 교통카드를 두고 나오고, 하려고 했던 일들을 자주 까먹는다. 이렇게까지 많이 까먹는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 자주 까먹는게 조금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 적는 습관을 들이려는데 적으려고 한 것조차 잊어버릴 때가 있다. 기분이 더럽다.



무언가를 잊은 것 같은 기분이 지속되니까 괜한 불안감도 증폭된다. 내가 나 자신을 놓치고 있는 느낌. 그래서 그런가, 건강염려도 심해지고 마음도 예민해졌다. 무언갈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어렵다. 하루하루를 좀 착실히 살아야겠다. '아 이거 했어야 했는데!' 하지 말고.



그러다 보니 이거하지 말고 저걸했어야 했는데 하는 순간도 늘어간다. 후회는 늘 고통을 수반하는데, 그게 날 괴롭게 한다. 모든 증상을 결합해 보니 내가 조금 조급한가? 하는 생각도 든다. 조급해하지 말아야지. 앞으로의 키워드는 '차분'으로 정했는데 그새 까먹었다.



차분하게, 흥분하지 말고, 하루하루 나와의 약속을 조금씩 지켜가야지. 나랑 잘 지내봐야지.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어야 하니까. 나부터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어야지.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지만 평생을 숨차게 살아온 내게 그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해본 적도 없고, 불안하기만 했으니까. 서행을 시도해 보는 첫 해가 되려나.



주말에 이무진 콘서트를 다녀왔는데, 시작하자마자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왜 그랬을까. 그의 노래에 울었던 기억이 떠올라서일까, 아니면 그때의 내가 다시 떠올라서일까.


잠깐 시간 될까, 눈이 오잖아 그리고 에피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