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잘 달릴 수 있을까?

by 류성철의 작은여행

벼이삭이 막 펼때면, 그 독특한 향기가 난다.

볏 꽃의 향기라고 해야 할까? 약간 비릿하기도 하고 고소하기도 하고....

곧 추석이 오고 추수 해야 할 시간이 올 것이다.

퇴직 5개월 차, 이른바 "입사 면접"을 보고 오는 길이다.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지난 주 보내고, 오늘은 회사 사장님과 대면 인터뷰를 한 것이다.

전 직장의 일로 여러번 다녀본 곳이어서 낯설지는 않다.

사실 이력서의 주 내용(학력 등)이나 일반적인 자기 소개등은 정말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새파란 시절, 첫 직장의 취업을 위한 면접도 기억 저편의 풍경이다.

지금은 "이 회사에 와서 내가 무슨 일을 하고, 무엇을 만들어 줄 수 있느냐"의 100% 성과에

관한 협의(?) 로 봐야 할 것이다.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자칫 만용이나 老慾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직장인으로서의 "나 자신"이 일 잘 할 수 있는 역량과 마음자세 그리고 체력을

포함한 힘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새로 직장을 갖게 되면 41년차 신입사원(?)이 되는 것.

1984년 말, 대학 졸업생들이 다 그렇듯, 모두 취업을 해야 했다.

별 어려움없이 여의도에 본사가 있는 자동차회사 마케팅 부서의 신입사원이 되었다.

63빌딩이 막 지어지고 있었고, 그것으로 동서남북의 지표로 삼으며, 회사의 큰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31년 시간이 참으로 진짜로 꿈처럼 지나갔다.

2015년 말 정년퇴직. 내 스스로도 대견하고 명에로웠다.

<2024년 백사실 계곡>

정년 퇴직 후 10년이 지났다.

은퇴는 없다. 나는 영원한 현역임을 무슨 인생 좌표로 알고 2,3,4 단위의 직장인으로

다시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2025년 4월. 퇴직을 했다.

31년의 처음이자 평생의 직장생활보다 정년 후 9년의 직장이 더 다이나믹하고 힘들었다는

생각이다.

40년 고용보험의 댓가로 잠시 받게 되는 "실업 급여" 는 의외의 꿀 맛이다.

2022년. 내성천 무섬다리>

한 때, 마라톤을 했었다.

내 수준은 "하프마라톤"이었고 그것에 만족 했었다.

2009년, 송도와 영종도를 잇는 인천대교 개통 기념 마라톤. 내 두 발로 그 긴 다리를 언제 뛰어 보겠냐 하는

만용으로 영종도를 돌아 나오는 42.195km 의 풀코스 를 완주 했다. 그 뿌듯함은 아직도 가슴을 덥게 한다.

마라톤도 직장도 좋아하는 등산도 이제껏 잘 달려 왔다.

옛 사진을 뒤적이다보니 두 개 사진이 마음 속으로 다가온다.

고요적막의 백사실 연못, 굽이도는 내성천 무섬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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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출발선.

새 직장. 합격이 되면, 나는 다시 잘 달릴 수 있을까?

아니, 새 직장은 가능은 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