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열며,開心寺

by 류성철의 작은여행

창문을 열듯, 마음을 열고 닫기는 가능할 것인가?

改心 이나 變心은 그래도 좀 익숙해서 조금은 알듯도 하다.

조급하고 사나워진 마음을 달래고 추수리고 편안하게 하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겨울 山寺 로 마음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41년차 신입사원의 직장 생활은 결국 마치기로 한다.

좀 오만했나 보다. 무모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 하는데.....

남 탓을 하자면 열가지는 말하겠으나, 내 탓은 백가지라는 생각이면 그게 開心 이리라.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해 "마음여행"을 떠나는 것인가.

사람이 어려웠다.

정말 사람이 어려웠다.

내가 말하는 그 사람들도 사람(나)이 어려웠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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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운산 목장과 신창 저수지 굽이길을 돌아 가는 길.

청 벛꽃과 소나무 숲과 맑은 바람.

비오는 날이 유독 좋다는 개심사는 많이 익숙한 절이다.

자주 오기는 했으나 혼자 오기는 처음이다.

그래야 마음 여행이 될 듯하다.

지난 봄, 벛꽃이 만개 했을 때, 와이프는 저 켠에 다로 청벛이 있는 줄 모르고,

분홍 꽃에 청색빛이 난다고 신기해 했었다. 응진전 뜨락 진짜 청벛꽃을 보고 미안해 했었다.

어느해 가을에는 샘터 옆, 너무 탐스런 홍시 하나를 따고서는 부처님께 여러번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오늘은 혼자이다.

법당에 들러 108배를 하고, 오래 앉아 있었다.

고요, 적막....적멸은 멀어 부처님 앞에서도 마음은 자주 끓는다.

맨처음은 "마음의 평화, 안정" 을 속뇌며 그저 시간을 채우려 했다.

밖으로 나와 대웅전과 석탑을 마주하고,안양루 마루에도 앉아 본다.

하늘끝에는 봄인가 보다.

나무 가지 끝의 색이 겨울은 아니다.

일주문 부터 오르는 소나무 숲의 바람이 등뒤로

불어온다.

그래 마음여행이지?

마음을 다스리러 왔다는 제자에게

어느 禪師는 " 그 마음을 이리 내놔 봐라.

내가 다스려주마" 하셨다지?

마음은 어디있나?

가슴 속, 심장 근처에?

머리 속 생각 옆에?

저기 맑은 하늘가 어디?

너무 멀리간다.

읽은 책의 내용을 가지고

내가 너무 잘난척 하고 있다.

절 앞 뜨락 연못가.

150년이 되었다는 배롱나무 곁으로,

일주문 쪽으로, 개심사 화장실 너머

산 길로 천천히 많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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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후다닥 다녀갔던 국보84호 서산 용현리 마애 삼존불과 보원사지를 찾아 간다.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천진하고 친근한 1,000년의 미소.

개심사 바로 근처에 있으니, 그 아름답고 따스하고 인자하신 모습을 뵙고 가는 것이 좋아서 이다.

늘 한 번 하고 싶었던 것이 개심사에서 이곳까지 산 길을 갇는 "서산 아라메길 트레킹"이다.

개심사 소나무 숲 길을 포함하여 보원사지를 지나 오는 길. 5km 남짓 길지 않은 좋은 길일 것인데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과 다르게 마애삼존불 문화 해설사 근무처 겸 안내소 건물이 바로 옆에 지어져 있다.

중앙의 석가여래 본존불, 우측은 제화갈라보살(과거불), 좌측은 미륵반가사유상(미래불)로 법화경의 내용을

표현했다고 한다.

위로 지붕같이 튀어나온 바위가 있고,

햇 살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미소의 깊이와 표정이

달라진다는 참으로 아름다운 마애불상이다.

무엇보다 근엄하고 존귀한 일반적 부처님상보다,

천진하고 편안한 웃음으로 맞아주시니,

"마음여행자" 에게는 참으로 축복이다.

용현리 들어가는 입구는 좁은데, 삼존불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골짜기이고, 이 곳이

보원사지이다.

절 터의 규모로 보면, 불국사만큼은 넓을 것 같다.

마애불과 함께 통일신라 초기 당나라등과의 교류가

활발했을 당진,서산지역의 대표적 유적지이다.

법당이 없어서인지 당간지주나 오층 석탑이 유독

돋보이고 아름답다.


오늘의 여행자는 그냥 후딱 스쳐 지나가지만 , 그 시절 이 곳은 얼마나 화려하고 분주하고 법석이었을

것인가.

저 쪽 한켠에 작은 사찰이 보이고, 무슨 복원공사나 박물관? 같은 건물이 지어지나 보다.

요란함이나 지나침이 없었으면 좋겠다.

마치 그 번성했던 시절을 다시 만들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 때는 그랬지만, 21세기 지금은 지금이다.

과거를 돌아보고 느끼는 것이면 족하다.

문화적 가치야 높다해도, 현재의 욕심으로 무엇을 만들고 고쳐서, 찾아오는 이 없는 허망한 곳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천년의 미소를 짓고 계신 부처님의 뜻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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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이 지나가는 입춘 길목에 오후 햇 살에 너른 절터가 오롯이 따스하다.

벌판 같은 절 터를 천천히 걸으니 마음이 편안 해 진다.

보원사지처럼 텅 비어 있어도 햇 살이 그득한 충만을 느낄 수 있겠다.

개심사 들어가는 곳과 같이 이 곳도 큰 저수지가 있고 경치도 빼어나다.

너른 서산목장에서 소떼를 본 적이 거의 없어 늘 아쉽지만, 목장길 2km 데크길도 좋으니 수도권

하루 여행지로는 이 만한 곳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