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아홉의 신입, "모르겠습니다"를 삼킨 밤샘의 기록
2012년, 내 나이 서른아홉.
나는 이력서에 '신입'이라는 두 글자를 새기고 다시 세상으로 나왔다.
4년간의 신대원 과정을 막 마치고 난 뒤였다.
신에게 답을 구하던 경건한 교정을 뒤로하고 마주한 현실은 시리도록 차가웠다.
동기들은 이미 조직의 허리인 차장이거나 부장이 되어 안정적인 삶을 꾸리고 있을 때,
나는 주머니 속 약봉지를 만지며 파티션 너머 상사의 눈치를 보는 늦깎이 신입이 되었다.
면접관들의 눈에는 의구심과 비아냥이 가득했다.
"이 나이에 신입으로 들어와서 어린 상사들 밑에서 적응할 수 있겠어요?"
그 질문들은 송곳처럼 내 자존심을 찔러댔지만, 나는 무너지지 않았다.
내 뒤에는 여전히 마이너스 통장이라는 잔인한 숫자가 유령처럼 서 있었고,
내 목에는 지우고 싶은 과거의 흉터가 낙인처럼 남아 있었다.
내게 이 직장은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무너진 인간으로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 시험받는 최후의 단두대였다.
나는 살아남아야 했고, 살아남는 것만이 나를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입사 후, 내 사전에 "잘 모르겠습니다"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았다.
어떤 지시가 내려와도 내 대답은 항상 명확했다. "네, 알겠습니다."
사실 속으로는 처음 보는 ERP툴과 복잡한 통계 용어,
생소한 데이터 구조들에 공황 발작이 밀려올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절대로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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