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이제 그만하고 싶다

by 박온유

또 병원이다. 주말이 또 이렇게 흘러간다.

머리는 쥐어뜯고 싶다.


의자는 늘 같은 각도로 삐걱거리고, 바닥의 주황색 타일은 오래된 계절처럼 닳아 있다. 호출 화면의 숫자는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은 채 나를 붙들고, 사람들의 발소리는 모두 같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여기서는 누구도 서두르지 않는다. 서두르는 건 내 안쪽뿐이다.


겉옷을 무릎 위로 끌어올린다. 천의 결이 손바닥에 남는다. 숨을 세어 보지만, 숨은 숫자에 관심이 없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이 공간에서 같은 색을 띤다. 병원은 시간을 고치지 않는다. 시간을 늘여서, 내가 그 안에 더 오래 머물게 한다.


문이 열릴 때마다 몸이 조금 앞으로 쏠린다. 혹시 이번에는—그 생각이 끝나기 전에 문은 다시 닫히고, 나는 다시 의자에 붙어 앉는다. 여기서는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기다림이 선택을 대신해 준다.


그런데도 가끔, 아주 가끔, 이 자리에서 빠져나간 나를 상상한다. 숫자도 번호도 아닌 채로, 이름을 잃지 않고. 그 상상이 사라지기 전에, 마음속에서 조용히 접어 둔다.


눈멀고 귀먹은 내 영혼은 이제 그만 나비가 되어 날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