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사랑은 완성형이 아니다. 사랑은 하나의 방향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누군가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품은 사람만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사람들은 자주 사랑을 감정이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기분이 좋으면 사랑하고, 서운하면 사랑이 식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선언이다. “사랑해”라는 그 말 속에는, 단지 따뜻한 마음만이 담긴 것이 아니라, 앞으로 그 사람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함께 들어 있다.
나는 이 말을 오래도록 생각해왔다. 사랑이란, 무언가를 느끼는 순간의 반응이 아니라, 느끼지 않더라도 계속 선택해나가는 일이라고. 결국 사랑한다는 말은 “내가 앞으로 이 사랑이라는 목표를 향해, 당신을 향해, 끝끝내 나아가겠습니다”라는 다짐이자 고백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그 사람은 그 사랑의 정 가운데로 들어오게 된다. 이제 그 사랑을 증명해야 할 책임이 생기고, 그 책임은 감정보다 더 무겁고 단단하다. 하지만 동시에, 그 책임이야말로 사랑을 사랑답게 만들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나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결국 나 자신을 그 사랑의 길 위에 세우는 행위라고 믿는다. 언젠가는 흔들릴 것이다. 언젠가는 지치고, 돌아보고, 멈추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에도 나아가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그렇게 의지다.
감정이 식을 수는 있어도,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사랑은 계속된다. 그리고 그 의지는 나를 사람답게 만든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나는 더 이상 그냥 나 자신이 아니다. 나는, 내가 사랑한다고 말한 그 사람을 향해 살아가는 존재가 된다.
그것이 사랑의 정의고, 사랑의 구조이며, 내가 믿는 사랑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