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델리로 이사를 하다.
작년 여름.
방글라데시에서 뭄바이로 대대적인 이사를 했습니다. 해외이사가 그렇듯, 만만치 않았어요.
익숙한 도시를 떠나 새로운 곳에 정착하기까지 여러 가지 감정이 뒤죽박죽 되었죠.
불안, 두려움, 떨림, 긴장, 걱정
기대, 흥분, 즐거움.
일 년 동안 뭄바이에 살면서 외롭고 힘들었지만 나름 잘 이겨냈습니다.
그림을 그렸도, 글을 썼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책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뭄바이에서 짧은 1년은 내 긴 인생에서 없어도 될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저에게 꼭 필요했던 시간이었네요.
혼자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알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지금,
델리로 왔습니다.
처음이었던 인도의 삶이 이제 경험이 되었어요.
이곳에서는 얼마나 살게 될까요?
델리에 집을 구할 때, 전적으로 남편을 믿었습니다.
맞아요. 전 이사할 집을 사진으로 몇 장 본 게 다였어요. 그렇게 이사를 해도 되냐고요? 되나 봐요. 제가 그렇게 했네요.
남편이 말하길,
“델리 집들은 뭄바이 집보다 더 좋아. 어느 집에 가도 괜찮아!”
그의 말을 믿었어요.
가끔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그의 확신에 찬 말이 괜히 믿음직럽거든요.
그래서 그냥, 그의 말만 믿고 이사를 했어요.
델리로 이사하고, 새 집에 산지 2주가 되어 갑니다.
그의 말만 듣고 들어온 이 집은,
지금껏 살아본 집 중에 최고예요.
맞아요. 전 이 집과 사랑에 빠졌어요.
아니, 이곳 델리와 사랑에 빠졌어요.
남편이 우릴 처음 데려간 곳은 바로 한국 식당이에요.
한국 가면 꼭 먹겠다고 다짐했던 순댓국을, 짜장면을, 돼지갈비를 먹었어요. 바로 “궁”이라는 식당에서요. 델리에서 가장 유명한 한인식당이래요.
배가 불렀지만, 남기지 않고 다 먹었어요. 반찬 까지두요.
비록 금액이 꽤 나왔지만, 음식 하나로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었지요.
맞아요. 1년 만에 먹어보는 “한국 식당 음식”이었어요.
다음 날은요, 분식집에 갔어요.
세상에!!! 델리에서 분식집이라니!! 여긴 천국 같아요. 지갑은 얇아지고 있지만, 다음 달부터 아껴 쓸려고요.
이 골목은 네팔을 연상케 하는 길이었어요.
네팔은 나와 남편이 거닐던 곳이라 항상 그리운 곳이죠. 네팔과 비슷한 이 거리 때문에 이곳이 더욱 좋아졌어요.
베란다에 잔뜩 있던 비둘기 똥을 치우고, 물청소를 한 후, 앉아서 커피 한잔을 했습니다.
아직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아서 베란다의 로맨스를 한번 경험해 보았어요.
미세먼지 심해지면, 아마 나가지도 못하겠죠 ^^
델리댁이 된 쏘냐는 델리에 푸~욱 빠졌습니다.
뭄바이에서 너무 힘들었나 봐요.
이곳에서는 그냥, 다 좋네요.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여행자처럼 살아보려 해요. 여기저기 가보고, 먹어보고, 즐기며 살아보려 합니다.
즐거운 델리의 삶을 당신들께 공유하겠습니다.
혹시나 델리에 오신다면,
델리댁 쏘냐의 집으로 놀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