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우리 동네를 소개합니다.
우리 집은 델리 남쪽에 위치해 있어요. 주택가지요. 주변 모두 단독주택이에요. 한국사람들이 많이 사는 구르가온은 아파트 단지가 잘 되어있다고 해요. 아파트라 편리하죠. 그래서 많은 한국 사람들이 그곳에 살아요. 한인 마트도 그곳에 두 개나 있고, 빵집도 있어요. 물론 식당도 많죠.
저희는 아이들 학교 가까운 곳을 찾다 보니 이곳에 살게 되었어요. 무조건 학교 중심이에요. 회사가 멀면 남편 혼자 고생하면 되지만, 학교가 멀면 나까지 세 사람 고생하잖아요?
그런데 학교도 차로 다녀야 해요. 뭄바이처럼 걸어 다닐만한 곳에 집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운전기사를 구했어요.
저희 집은 3층 건물이에요. 아니 5층 건물이에요. 그런데 3층이에요. 무슨 말이냐고요?
인도와 한국의 층 이름이 달라요.
우리나라는 1층부터 시작해서 순서대로 올라가죠. 하지만 인도는 맨 아래층이 주차장이에요. 그 위층은 또 그라운드 플로어예요. 그다음이 1층이에요.
우리 집은 3층인데 따지고 보면 5층이에요. 그래서 가끔 헷갈려요. 우리가 몇 층 사는지.
이 건물엔 총 네 가족이 살고 있어요.
그라운드 플로어에는 건물주인이 살아요. 엄청 큰 개를 키우는데, 처음엔 좀 무서웠어요. 그런데 몸집만 크지 개가 정말 순하더군요. 막 꼬리를 흔들며 머리를 들이밀어요. 자기 좀 예뻐해 달라고 대놓고 그러더군요.
1층엔 러시아 사람이 산다는데, 아직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어요.
2층엔 인도 가족이 살아요. 이 집엔 개가 2마리 있어요. 새벽마다 개가 짖는데, 아마 이 집 개소리인 것 같아요. (갑자기 유튜브에서 봤던 영상이 떠오르네요. 아파트 단지에서 울려 퍼지는 개소리에, 어떤 아저씨가 “조용히 안 하냐~~~~” 혹시 보신 분 있나요? 그거 보고 엄청 웃었는데, 딱 제 심정이 그래요.....)
그리고 3층이 저희 집이에요. 꼭대기 층이죠. 다들 꼭대기층을 싫어해요. 너무 더워서요. 인도의 더위는 정말 끝내주거든요. 그런데 전 꼭대기층이 좋아요. 10층 정도의 꼭대기는 많이 덥겠지만, 고작 5층 건물의 꼭대기층은 거기서 거기예요. 에어컨 틀고 사는 것도 비슷하고요. 하지만 위층에서 떠드는 소리는 안 들어도 되니 좋아요. 인도는 층간소음 개념이 없어요. 바닥이 대리석이라 그런지 소음이 심하지 않아요. 그게 좋기도 해요. 아이들이 집에서 인라인 타고, 킥보드 타고 다녀요.
하지만 가끔 집 리모델링하면서 드릴로 벽 뚫는 소리는 많이 힘들어요. 소음에 대한 개념이 없으니, 아무 때나 막 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그런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아요.
오늘 아침엔 뭔가 연기가 자꾸 올라오는 것 같았어요. 냄새도 조금, 이상하고요. 가스레인지에 뭘 올려놓았나? 생각했지만, 우리 집이 아니었어요.
알고 보니 아랫집에서 향을 겁나 피워놓았더군요. 계단이 희미한 연기로 가득 찼어요. 연기에 숨이 막혔어요. 하지만 뭐라고 할 순 없었어요. 저흰 여기에 월세 내고 사는 사람들이니까요.
며칠 전 딸아이가 베란다에 매달려서 들어오질 않는 거예요. 알고 보니, 맞은편 건물 2층에 사는 아이랑 대화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 집엔 아이가 3명 있어요. 그중에 12살 언니와 친구 먹었대요.
“ Can you be my friend?”
“Yes!”
“ Can you come to my house tomorrow?”
“okay.”
자기들끼리 친구 먹고, 약속 잡고 난리가 났어요.
친구 생겼다며 어찌나 좋아하던지.....
앞집 인도 아이는 또 한국말을 배워 와서는,
“안녕!”
“이리 와!”
우리 아이들은 또 난리가 났어요. 한국말할 줄 아는 친구를 만났다면서요....^^;;;
방학 동안 친구 없이 둘이서 놀다 보니 너무너무 심심했나 봐요.
나중에 앞집 아이들 초대한 번 해야겠어요.
내일이면 드디어 개학을 합니다.
길고 길었던 방학이 끝났어요. 아이들은 새로운 학교에 가는 것이 떨리기도 하지만 빨리 가고 싶대요. 너무 심심하다고요. 다행이에요. 학교 빨리 가고 싶다는 말에 안심이 되었어요.
이제 세 번째 프랑스 학교에 갑니다.
이곳에서는 또 어떤 친구들을 만나고, 어떤 이야기들의 펼쳐질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