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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량 Oct 24. 2020

뭄바이, 줄 타는 아이 (방구석 그림 여행)

태블릿으로 그려요

가끔 삶이 힘겨워질 때가 있다.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존재의 이유는  길이 없다. 

성경 속에서 말하는 진리를 위해서일까? 그렇다면  땅에서  소명은 무엇일까? 


항상 여기서  생각은 멈춘다.  깊은 사고의 골짜기로 들어가는 것이 두렵다. 아니, 생각 자체가 귀찮다.  특별한 소명의식, 삶의 의미를 알아야  사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합리화를 시킨다.

하지만 불쑥불쑥 떠오르는 의미에 대한 질문은  시선을 낯선 곳으로 향하게 만든다. 




주치영 작가님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하나가 유독  시선을 잡아끌었다. 

 여자 아이가 외줄을 타고 있는 사진이었다. 유심히 보니 머리 위엔 항아리가 올려져 있었고, 손에는  막대기가 들려있었다. 한쪽엔 슬리퍼를 신고 한쪽엔 찌그러진 접시 위에 발을 올려놓았다. 


 아이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이의 흔들리는 눈동자와 마주쳤다. 살짝 벌어진 입에서는  밖으로 토해내지 못한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아이를 그리는 내내   없는 죄책감이 들었다. 

아이를 보고 있는  명의 어른 중에 누가 가족일까? 아빠일까? 가족이긴 할까? 

순간, 십여  전에 나왔던 인도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떠올랐다. 



인도 뭄바이의 빈민가에 사는 18 문맹 고아 소년이 헤어진 여자 친구를 찾기 위해 그녀가 좋아하는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기를 원하는가?' 출연한  2천만 루피의 상금을 거머쥐기 바로 ,  문제만 남겨둔 상태에서 사기죄로 체포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 영화였다. 

 영화엔 빈민가의 아이들이 어떻게 삶을 살아가는지가 나온다.  



참고 사진 출처 : 주치영 작가님 인스타그램




 줄을 타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해야 했을까?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뛰어난 체조선수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 앞에서 삶의 의미를 논한다는  배부른 자의 한숨처럼 느껴졌다. 


삶을 비교하면 안 되는 것인데 힘겨워 보이는 아이를 만나면 유독 비교를 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  순간을 감사하게 살라는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된다.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 내가  깊은 사고의 골짜리를 지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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