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_ 여전히 글을 씁니다.
어젯밤, 마음연결 출판사 대표님의 온라인 특강이 있었습니다. 주제는 "담백한 글쓰기"였는데요, 제가 운영하고 있는 "쓰담쓰담 글쓰기" 회원들과 함께 특강을 들었습니다.
담백하게 글을 써야 하는 이유, 담백하게 쓰는 방법, 출판과 관련된 이야기까지. 글쓰기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에 제가 질문을 하나 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여러 글쓰기 또는 책 쓰기 책에 나온 방법을 적용했습니다. 이를테면 단문으로 쓰기나 동사형으로 쓰기, 접속사를 많이 쓰지 않기 또는 '~것'을 피하기 등이었어요. 그런데 계속 그렇게 쓰다 보니까 저만의 색깔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다른 글과의 차이점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단문도 쓰고 장문도 쓰고, ~것도 쓰고 있어요.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것 같아요. 그리고 유명한 작가들은 그런 방법들을 별로 적용하지 않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 질문에 대표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오늘 보여드린 '담백한 글쓰기' 방법은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분들을 위한 강의였습니다. 선량 작가님은 이미 책도 여러 권 쓰셨고, 글을 쓰신 지 몇 년 되셨으니.... 중견작가라고 할 수 있지요. 이미 책을 출간해 본 작가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글을 쓰시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분들은 '담백하게 글쓰기' 방법으로 꼭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중견 작가.
저는 대표님의 입에서 나온 이 말에 움찔했습니다.
책도 출간했고, 글과 관련된 이런저런 일도 하고 있지만 내세울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활동을 지켜보는 분들의 시선은 꽤 다른 것 같아요. 대표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글을 쓴 날들이 점점 늘어나 5년 차가 되었고, 초보 딱지를 땐 작가가 되었으니까요.
가끔 글쓰기 방법은커녕 일기도 뭣도 아닌 글을 쓰던, 어설프다 못해 부끄러운 제 처음을 떠올립니다. 과거의 글을 들여다보며 지금의 글과 비교합니다. 조금이나마 발전된 모양새가 보이면 안도도 하고,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문장의 틀을 보며 낙담합니다. 5년 간의 여정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느끼기도 하지만, 꿈 하나 믿고 길을 나선 연금술사의 산티아고처럼 이리저리 방황하는 제 걸음 앞에서 한숨을 쉬기도 합니다. 이제 겨우 5년 차가 어디다 명함을 내밀까 싶기도 해요.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번 글쓰기를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누군가가 먼저 내 글을 알아봐 주길 바랐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잔뜩 기대했다 실망하고, 다시 나를 다독이며 글을 쓰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런데도 여태껏 글을 놓지 않고 쓰고 있습니다. 무엇이 저를 지금까지 글을 쓰도록 만들었을까요?
저는 여전히 무명의 작가입니다. 지금은 다른 사람들의 글쓰기를 도와주고 있어요. 글쓰기 모임을 하고, 책을 씁니다. 조금씩 저만의 콘텐츠도 생겼어요. 덕분에 글을 써서 돈을 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책을 출간하긴 했지만 여전히 무명의 작가입니다. 아마도 브런치에 글을 쓰시는 대부분의 작가님들이 저와 비슷하실 것 같아요. 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길 바라며 책을 냈지만, 출판계의 현실과 이상의 갭이 크다는 걸 느끼게 되지요. 책 한 권을 출간한 후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작가님들도 계시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계신 작가님들도 많은 것 같아요.
이런 분들을 위해 글을 놓지 않고 지금까지 쓴 제 경험을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바로 '무명작가로 살아남는 방법'이라고나 할까요?
이 글은 일주일에 한 편 정도 쓸 생각입니다.
저처럼 가늘고 길~~ 게 글 쓰고 싶으신 분들, 어여 들어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