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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유 Apr 26. 2024

저는 에세이스트입니다.

소설가로서 이야기꾼은 되지 못해도 경험이나 생각을 풀어내는 에세이스트는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상상력을 글로 옮겨내기보단 내 생각을 풀어내는 게 더 쉽다랄까.

그 시작은 일기였고, 육아 에세이였고 지금은 책과 함께하는 나의 삶에 관한 수필이다.


연말연초에 새롭게 도전한 수영을 하면서 떠오르는 고찰을 에세이로 써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에세이'에 대한 나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잘 쓰인 수필은 소설 못지않게 독자로 하여금 지혜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계발서와는 다른 느낌으로.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우연히 눈에 띈 책에 이런 말이 적혀있더라.


에세이 essay에는 노력, 시도, 시험이라는 뜻이 있다.
이런 글을 정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도 높은 글, 재난의 틈에서 무언가를 구해낼 가능성이 있는 글. 형식, 스타일, 표면적 짜임새의 차원에서 무언가를 이룩할 가능성이 있는, 사유의 차원에서도 무언가를 이룩할 가능성이 있는 글. 감정의 차원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글. 


그저 쉽게 쓸 수 있는 게 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에세이는 노력이며, 시도이자 시험이라니.

에세이를 쓸 때 내가 느꼈던 말로 형용할 수 없던 감정과 애씀들이 이제야 이해되었다.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물길이 흐르는 대로 사는 게 아니라 순간들을 포착해 내고 관찰하고 잠시 멈추어 깊이 사유해야만 써지던 글들이 왜 그런지 개운해졌다. 


에세이스트로서의 삶을 선택했다.

이끌리는 대로 선택했는데 이제라도 정의 내릴 수 있게 되어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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