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라는 착각

by 박태윤

삶에서 과정이 중요할까? 결과가 중요할까? 물론 둘 다 중요하겠지만 나는 그래도 과정을 조금은 더 중시하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실패란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어 원치 않는 결과가 도출된 상태로 정의할 수 있다. 즉, 과정의 귀결이 해로운 게 실패이다. 여기서 우리는 실패라는 개념이 특정 시점에 멈춰 선 상태라는 것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결론을 내기 전까진 항상 과정에 불과한데 결과란 특정 시점에 정지된 상태로만 정의할 수 있는 개념이므로 매 순간 시간이 흐르는 현시점에는 존재할 수 없다. 결과를 선언하는 순간 과거가 돼버리기 때문에 사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과정은 훨씬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는 점에서 매 순간 포착될 수 있다. "나는 무언가를 했거나 하고 있거나 할 것"이라는 명제는 과거와 현재, 미래에 모두 형용될 수 있는데 결과는 특정 사안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과거에만 존재한다. 특정 결론을 도출한 순간 과거가 돼버리고 이는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선 과정이다. 이처럼 인생은 무수한 일련의 과정이 반복된 과정의 집합체이다. 이런 점에서 결론은 일말의 과정에 불과한 것이다.

시험지에 적은 답안이나 달리기 시합에서의 기록과 같은 결과를 통해 "나는 실패했어"라고 말할 수 있지 않냐고 반론할 수 있다. 다만 이 명제가 참이 되기 위해선 그 시점에 영원히 머물러야만 한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반드시 미래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어 있고 실패를 선언한 후 죽음을 통해 삶의 연속성을 끊어내지 않는 이상 매 순간 시간이 흐를 때마다 또 다른 결과를 위한 일련의 과정이 된다.

따라서 오직 죽음이라는 단 하나의 경우를 제외하곤 삶에선 모든 게 과정이고 실패라는 결론은 정신적 착란에 불과하다. 이와 같이 추상적 개념으로만 존재하는 실패를 우리는 지금 여기라는 시점에선 영원히 마주할 수 없고 찰나의 순간에 맞닥 드린 것처럼 느껴지는 실패라는 규정은 매번 과거의 경험이자 과정이니 실패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반대로 유익한 결과가 성공일 텐데 논리적으로 이 또한 현시점에선 존재할 수 없다. 삶에는 오직 과정만이 존재하니 성공이나 실패라는 착각에 빠져 좌절할 필요도 없다. 그러니 성공이나 실패라는 편협한 사고에 빠진 채로 살아가지 말자. 우리는 죽지 않는 이상 영원히 실패할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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