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지능과 알코올 지능의 평행이론

두 개의 AI, 하이테크와 하이터치의 대표 상품

by 이병우
ChatGPT Image 2025년 12월 15일 오전 03_16_25.png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과 알코올지능(Alcohol Intelligence)의 소름 돋는 평행이론


챗GPT가 리포트를 작성하고, 생성형 AI가 예술 작품을 그리는 시대입니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바야흐로 기술이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특이점’의 시대를 목격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현재 디지털 최전선에서 AI 활용 마케팅 전략을 가르치는 강사이자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지난 30년간 주류 회사에 몸담으며 술의 인문학적 가치를 탐구해 온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세계사를 바꾼 술> 강연은 제 오랜 업의 연장선입니다.


0과 1로 이루어진 차가운 디지털 세상과, 발효와 숙성으로 빚어진 뜨거운 아날로그 세상. 이 극단적인 두 세계를 오가며 저는 한 가지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인류를 움직이는 이 두 가지 AI는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으며, 문명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는 사실입니다.


이 글은 ‘하이테크(High Tech)’와 ‘하이터치(High Touch)’라는 대척점에 서 있는 두 세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과 알코올지능(Alcohol Intelligence)이 어떻게 평행이론을 그리며 우리 사회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5가지 흥미로운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1. 증강 능력(Augmentation): 능력을 깨우거나, 마음을 열거나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도구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확장하려 합니다. 인공지능과 알코올은 각기 다른 영역에서 인간을 보완하는 최고의 '증강' 도구입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지적 능력’을 증강합니다. 물리적 뇌의 한계를 넘어 연산 속도와 기억 용량을 무한대로 확장합니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 이것은 ‘차가운 이성의 레벨업’입니다.


알코올은 인간의 ‘정서적 기분’을 증강합니다. 이성에 갇혀 있던 감성을 확장하여 견고한 마음의 벽을 허뭅니다. 맨 정신으로는 내기 힘든 용기와 유대감을 빚어내는 것, 이것은 ‘뜨거운 감성의 레벨업’입니다.


하나는 인간의 효율성을, 다른 하나는 관계를 확장한다는 점에서, 이 두 AI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두 가지 갈망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2. 현실의 왜곡: 논리적 환각과 정서적 착시

강력한 힘에는 언제나 부작용이 따릅니다. 두 AI는 모두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왜곡의 필터’를 씌운다는 치명적인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을 일으킵니다. AI는 진실을 말하는 기계가 아니라 확률을 계산하는 기계입니다. 팩트가 아닌 확률에 의존하기에, 없는 사실을 마치 있는 것처럼 논리적으로 지어내는 ‘지적 착시’를 만들어냅니다.


알코올은 ‘알코올 근시(Alcohol Myopia)’를 일으킵니다. 술은 미래의 결과나 위험 같은 먼 정보는 차단하고, 당장의 욕망과 감정 같은 가까운 정보에만 집중하게 만듭니다. 현실의 결점은 흐리고 매력은 극대화하는 ‘비어 고글(Beer Goggles)’ 효과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는 세상을 낭만적으로 미화하는 ‘감정적 착시’입니다.


이 두 현상의 가장 무서운 점은 ‘근거 없는 확신’을 동반한다는 것입니다. AI는 틀린 답을 태연하고 뻔뻔하게 말하고, 취객은 객기를 용기라 착각하며 큰 소리로 외칩니다.


3. 원료 불변의 법칙: Input이 좋아야 Output이 좋다

화려한 포장이나 최첨단 기술도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투입되는 '본질(Material)'의 품질입니다. "좋은 원료가 좋은 결과를 만든다"는 명제는 두 세계 모두를 관통하는 절대적인 진리입니다.


인공지능에는 'GIGO(Garbage In, Garbage Out)'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뜻입니다. 알고리즘이 아무리 천재적이어도, 학습하는 데이터가 편향되거나 저질이라면 결코 좋은 답을 내놓을 수 없습니다. 결국 양질의 데이터가 AI 지능의 수준을 결정합니다.


알코올의 세계도 이와 똑같습니다. "명품 포도가 명품 와인을 만든다"는 말처럼, 양조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 근본이 되는 원료가 나쁘면 결코 명주(名酒)가 탄생할 수 없습니다. 좋은 술은 좋은 원료와 시간과 인간의 합작품입니다.


4. 문명의 변곡점: 욕망이 역사를 만든다

두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거대한 '변곡점(Turning Point)'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거대한 변화의 동력은 언제나 인간의 강렬한 '욕망'이었습니다.


알코올은 '농경 문명'의 방아쇠였습니다. 인류학에는 "인류가 빵이 아니라 술을 빚기 위해 농사를 시작했다"는 유력한 가설(Beer Before Bread)이 있습니다. 수렵채취인들이 우연히 맛본 자연 발효주의 황홀경을 잊지 못해, 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정착을 택했다는 것입니다. 즉, 술에 대한 갈망이 인류를 한 곳에 머물게 했고, 이것이 문명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은 '특이점'의 방아쇠입니다. 현대 인류는 자신의 생물학적 뇌가 가진 한계를 초월하고자 하는 욕망으로 AI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폭발하는 데이터와 복잡성을 인간의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초지능에 대한 갈망'은 이제 우리를 정보화 사회를 넘어, '기술적 특이점(Singularity)'이라는 전인미답의 문명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5. AI 리터러시: 도구를 지배하는 힘

이처럼 강력한 두 가지 도구를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용법, 즉 '리터러시(Literacy)'가 필수적입니다. 리터러시가 결여된 도구 사용은 자칫 나를 해치는 흉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리터러시는 '비판적 검증 능력'입니다. AI가 내놓은 답변을 맹신하지 않고 팩트를 체크하며, 질문을 통해 올바른 답을 이끌어내는 주체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알코올 리터러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주도(酒道)'입니다. 자신의 주량을 정확히 알고 절제(Sobriety)하며, 술자리에서 관계를 망치지 않고 품격을 지키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결국 핵심은 '통제권'입니다. 도구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활용할 때, 두 AI는 비로소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최고의 파트너가 됩니다.


결론 : 하이테크(High Tech)와 하이터치(High Touch)의 조화


지금까지 우리는 전혀 다른 대척점에 서 있는 두 가지 AI, 인공지능(Artificial)과 알코올(Alcohol)의 놀라운 평행이론을 살펴보았습니다.


하나는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 세계의 정점, '하이테크(High Tech)'입니다. 다른 하나는 발효와 숙성으로 빚어진 아날로그 세계의 정점, '하이터치(High Touch)'입니다.


이 둘은 마치 니체가 말한 아폴로(이성)와 디오니소스(감성)처럼 완벽한 대비를 이룹니다. 하지만 우리 삶에는 이 두 가지 힘이 모두 필요합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진정으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아폴로처럼 명석한 인공지능을 활용해 스마트하게 성과를 만드십시오. 때로는 디오니소스처럼 따뜻한 알코올 지능을 활용해 사람과 깊이 소통하십시오.


차가운 머리로 기술을 부리고, 뜨거운 가슴으로 사람을 얻는 것. 이것이 바로 하이테크 시대에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하이터치의 지혜이자, 두 AI가 가르쳐주는 공존의 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당신의 삶은 어떤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식 보부상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