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Windsurf

개발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by 오유나
이 글은 Pragmatic Engineer 뉴스레터 『The Pulse #131: Why is every company launching its own coding agent?』의 인터뷰 콘텐츠 Building Windsurf with Varun Mohan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Windsurf의 CEO 바룬 모한(Varun Mohan)과의 인터뷰를 통해, 단순히 LLM으로 코드를 생성하는 기술을 넘어서, AI 에이전트 시대에 우리가 재정의해야 할 문제 해결력, 개발자의 역할,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도구와 조직이란 무엇인지 실무자의 시선으로 되짚어봅니다.


“AI로 인해 개발자가 줄어들 거다.”

이 말은 몇 년 전부터 반복되는 예측이지만, 들을 때마다 묘한 불편함이 남습니다.

Varun Mohan, Windsurf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는 이 생각 자체에 강한 의문을 던집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치 개발자라는 존재를 싫어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Varun은 이 담론에 깔린 근본적인 전제를 문제 삼습니다.

이 예측은 기술적 정확성이 아니라, 일종의 직업군 혐오 또는 개발 직군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는 질문을 전환합니다. AI로 인해 코드 작성의 효율이 높아지고,

한 명의 개발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다면,

그것은 곧 '개발자'의 ROI(Return on Investment)가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그럼 회사가 할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더 많은 소프트웨어를 더 빠르게 만드는 것입니다.

AI는 개발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의 임팩트를 확장하는 도구가 됩니다.


“소프트웨어의 천장이 올라간다”는 말의 진짜 의미

Varun은 AI 코딩 도구들이 소프트웨어 산업의 방향 자체를 바꾼다고 봅니다.

단순히 기존 업무를 조금 더 빠르게 처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회사가 만들 수 있는 제품의 복잡도와 확장성이 질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이죠.

"기술이 발전하면 회사의 천장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그 천장을 누가 올립니까? 바로 개발자들이죠."


이는 단지 도구의 문제가 아닙니다. AI는 이제 '개발할 수 없어서 안 만들던' 수많은 제품들을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로 바꿔놓고 있습니다. SaaS 도구를 사서 쓰던 시절엔 "굳이 사내에서 직접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 상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AI 도구를 활용해 비개발자도 제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Windsurf 내부의 사례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파트너십 팀을 이끄는 비개발자가 사내 견적 자동화 시스템을 직접 만들고, 이를 실제 업무에 배포해 6자리 수 비용을 절감한 것입니다. 이는 개발자의 대체가 아니라, 문제를 가진 사람이 직접 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의 변화를 뜻합니다.


Windsurf는 왜 자체 IDE를 만들었는가

Windsurf는 단순한 AI 코딩 보조도구가 아닙니다. 이들은 기존 IDE(VS Code)의 구조 자체가 agentic 한 개발 환경을 담아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예를 들어, 코드의 중간을 수정하거나,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연관된 수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존 IDE는 AI가 주도적으로 개입하기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Windsurf 팀은 VS Code의 오픈소스 기반인 Code OSS를 포크(fork) 하여, 자신들의 철학에 맞는 새로운 IDE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개발자의 코드 작성 맥락을 더 깊이 이해하고, 변경 계획 수립부터 코드 수정까지 전체 흐름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지 기존 IDE를 “똑똑하게”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UI의 버튼 위치를 바꾸는 방식으로는 혁신할 수 없습니다."


그 말대로 Windsurf는 IDE를 재정의하는 수준의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전적인 IDE가 텍스트 편집기에서 진화했다면,

Windsurf는 AI를 팀원처럼 쓰는 개발 환경을 처음부터 설계한 셈입니다.


개발자에게 도구란 무엇인가

Varun은 말합니다. 진짜 훌륭한 개발자는 도구 없이도 문제를 해결할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훌륭한 도구는 이들의 문제 해결 속도와 범위를 넓혀줍니다. 개발자의 두뇌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의 사고력을 증폭하는 것이죠.


예전엔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만 시간이 안 돼서 못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Windsurf 같은 도구들은 그 장벽을 없애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나둘 만들어지는 내재 소프트웨어들은,

SaaS와 정해진 UI에 갇혀 있던 업무를 문제 중심으로 다시 설계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런 흐름에서 '개발자는 사라질 것'이란 말은 더더욱 어색해집니다.

오히려 우리는 이제야 진짜 문제 해결자로서 개발자의 역할을 다시 조명하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2편에서는 Windsurf가 어떻게 latency와 GPU 최적화 문제를 해결하며, 자체 LLM을 학습하고 배포했는지, 인프라 관점에서의 엔지니어링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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