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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제로 Nov 24. 2020

글을 시작하며, <여전히 그렇게 빛나는 순간들 속에서>

책을 쓰고자 다짐하게 된 이유.

어떤 기억은 유난히도 특별해서 시간이 지나도 그 빛이 바래지 않곤 한다.

아무 때든 불쑥 불쑥 그 장면이 떠오르거나

당시의 소리가 들리는 듯하거나, 

냄새가 풍겨 와 잊지 못하게 한다.


오랜 시간 문득 생각이 날만큼 인상적인 기억들이기 때문이다.

비록 그게 나쁜 쪽으로 인상깊을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여행에서의 모든 기억에 남는 일들은 

여행이 끝남과 동시에 사진들에 포토샵을 하듯

아름답게 왜곡되어 버리다 보니,

돌아보면 그저 좋았던 추억이 된다.


나의 추억은 거의 99%쯤 미소짓게 되는 것들로 가득하다.

때때로 최악이었던 상황마저 그저 하나의 에피소드로 남는다.

그래서인지 늘 소망하는 것이 있다. 


‘내가 걸었고, 들었고, 맡았고, 느꼈던 모든 것들 속에 나의 흔적이 있기를.’


관광지 벽에 낙서를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그렇듯이 말이다.

물리적으로 흔적을 남기지 않았지만,

그냥 그곳의 모든 것들이 나를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말도 안 되지만, 니스 바닷가의 몽돌들이 지난 날을 회상하며

‘아, 2019년 여름에 왔던 한국인?’, ‘그날 노을이 참 예뻤는데 걘 잘 지낼까?’

이런 식으로 날 떠올려주어서 이렇게라도 내가 그때 그곳에 존재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진다.



가끔은 내 기억속에, 내 핸드폰 속 사진에 있는 여행의 기억이 진짜일까 싶을 정도로

눈 부셨기에 그곳의 일부가 되었던 순간이 믿기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내가 거닐었던 길이 사라지고,

묵었던 숙소가 달라지고, 

수영했던 바다에 들어갈 수 없어질 수도 있겠지만

다만 뇌리에 박힌 행복했던 장면들은 늘 그렇게

빛 바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언젠가 사라질까 두려움이 섞인 불안한 행복일지라도.

그 순간들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 덕분에 

여전히 그렇게 빛나는 순간들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


희미해지는 기억을 붙잡아두기위해 적은 이 글들이

누군가에게 읽혀

누군가의 마음 속에도 찬란한 순간이 퍼뜩일 수 있기를 바라며

<여전히 그렇게 빛나는 순간들 속에서>를 시작한다.




ⓒ 2020. 다제로 all rights reserved.


■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dazero_o/?hl=ko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IOz9xq9cL6FJ8oT2nb_s0g?view_as=subscri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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