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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고닫기 OPCL Oct 05. 2021

23살, 대학 가기 늦지 않은 나이

선취업 후진학을 경험한 두 청년의 솔직한 이야기 (feat. 인터뷰)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대, 많은 청년이 대학보다는 사회생활을 먼저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열고닫기 팀의 크리에이터 몇몇은 이미 선취업 후진학을 통해 여러 가지 배울 점과 느낀 점이 많았다고도 한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선취업 후진학을 먼저 경험한 열고닫기 크리에이터 두 청년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만나보고자 한다. 단, 오늘의 글(인터뷰)은 선취업 후진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안내문이 아닌, '남들과 조금 다른 길을 걸은 청년들'이라는 주제로 바라봐주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인터뷰이처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청년에게 잠시나마의 위로와 공감, 응원의 힘이 전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럼, 본격적으로 두 청년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요.

a.k.a 하얀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24살 김하얀입니다. 저는 23살에 대학교에 입학해 현재는 전공 새내기입니다.

a.k.a 주희

안녕하세요,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강주희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대학 입학 전, 어떤 일을 하셨어요?

a.k.a 하얀

저는 사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외국에 잠깐 살다 왔어요. 19살 때 여름에 한국에 들어와서 검정고시를 봤고요. 그 이후부터는 대학 들어오기 전까지 정말 계속 쭉- 알바를 했어요.

a.k.a 주희

저는 특성화고를 나와서 학교 졸업도 하기 전인 19살에 회사에 입사했고요. 3년 동안 직장 생활을 했어요. 


20대 초의 사회생활, 힘들지 않았어요?

a.k.a 하얀

솔직히 약간 외로운 게 좀 많이 컸던 것 같아요. 저는 스무 살이 되고 얼마 안 돼서 독립을 했거든요. 친구들은 모두가 정말 즐거운 대학생활, 캠퍼스를 누리고 있는데 저는 매일매일 일을 하고 진상 손님들을 상대하고 이러다 보니까 외로웠던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뭐 회사 같은 그런 사회생활은 아니지만 알바도 엄연한 사회생활이다 보니까 처음에는 제 성격상(저는 되게 눈치도 없고 뭔가 음... 좀 약간 싸가지도 없고? 그랬던 성격이었어요ㅠㅠ) 혼도 많이 났었죠...

a.k.a 주희

정말 많이 x4 힘들었어요...ㅠㅠ 음... 자세한 이야기를 하려면 밤을 새워야 해서... 이 부분은 노코멘트를.. 하겠습니다.


대학 입학을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a.k.a 하얀

그냥 어느 날 아침에 딱 눈을 뜨면서 '아, 나 대학 가야겠다'이러면서 눈을 떴었어요. 공부하는 것도 되게 좋아했고, 가족들이랑 친한 친구들도 제가 계속 대학에 가기를 원하고 있어서 안 그래도 고민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거든요. 근데 약간 정말 신이 계시를 내려준 것처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아, 나 대학 가야겠다'하면서 눈을 떴던 게 되게 신기했어요.


a.k.a 주희

그 당시에 제가 했던 생각이 무엇이었냐면요.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 자체가 졸업장에 이 전공, 이 학과를 나온 사람이라고 찍혀서 그걸로 평생 밥 먹고 살아야 하는 건데... 고등학교 때 그걸 벌써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지 않나?', '그 나이에 내가 뭘 알고 진로를 정하지?'라는 반항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원래 고등학교 때부터 선취업 후진학을 계획하게 되었고요.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도 워낙 재직자 특별전형을 많이 홍보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저는 원래 '내가 쓸 돈은 내가 벌어서 내 마음대로 쓰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선취업 후진학 전형으로 대학을 가야겠다고 결심했죠.


'스물셋 새내기'라서 겪었던 에피소드나 고충이 있을까요?

a.k.a 하얀

제가 대학에 와서 제일 많이 들은 질문이 있어요. 그 질문이 바로, 제 나이를 듣고 되게 조심스럽게 '그럼 혹시... 4수 하신 거예요?'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뭔가 나이 때문에 알려진다는 느낌랄까요? '○○○ 계열 김하얀', ' ○○ 친구 김하얀' 이게 아니라 '23살 김하얀' 이런 식으로 사람들에게 인식이 되어 있더라고요.

a.k.a 주희

17학번이랑 18학번 분들을 마주칠 일이 많았어요. 그런데 제가 나이를 먼저 23살이라고 말하지 않는 이상 그분들은 당연히 제가 19학번인 것만 알고 있으니까 저를 당연하게 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언니한테 다 물어봐', '언니가 다 가르쳐줄게', '언니가~~' 하면서 반말로 말을 하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결국, 처음 본 분들한테 '아, 저 사실 23살이에요'라고 하면 어떨 때는 분명 저는 처음 본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누구한테 들어서 알고 있어요'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모르는 데서 제 이야기가 단지 나이 때문에 돌고 있다는 게 조금 기분이 좋지는 않았던 때가 생각나네요.�


현재의 삶에 만족하세요?

a.k.a 하얀

아, 저는 굉장히 만족해요. 작년에 사회과학 계열에서 공부를 하다가 올해 심리학과 전공에 들어오게 됐는데요.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처음으로 '아, 이게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공부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라서 제가 참 적성을 잘 맞춰서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대학에 와서 느낀 점이 또 있는데요. 물론 사회에서도 굉장히 어른스럽고 실용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겠지만 마음이 잘 맞는 또래를 만나기는 좀 힘들었어요. 


그런데 대학에 와서는 동기들하고 정말 고등학교 때로 다시 돌아간 것처럼 '친구 생활'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런 대학생활을 즐기고 있기 때문에 저는 지금의 삶이 정말 재미있고 만족스러워요.

a.k.a 주희

네, 저도 만족하고 있어요. 대학교에 진학해서 복수 전공도 하고, 전과도 하고, 엄청 빡세게 동아리 활동도 했었는데요. 카톡 그룹 콜로 몇 시간 동안 회의를 하고 새벽까지도 회의가 안 끝나서 '진짜 너무 힘들다', '머리 터질 것 같다' 이런 경험도 많았는데, 그럼에도 나갔던 대회에서 상도 타고 결과도 다 괜찮았던 편이었거든요. 


그때 주변 친구들이 '늦게 대학교 가서 완전 뽕을 뽑는다고', '학교를 너처럼 다녔어야 했는데' 이런 말도 많이 들었고요.ㅋㅋㅋ 지금 전과한 과에서도 개인적으로 되게 재밌다고 생각하면서 배우고 있고, 공부도 하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어요.


20살로 돌아간다면, 취업 or 진학?

a.k.a 하얀

하... 어렵네요. 학업적인 부분을 생각한다면 진학을 선택하겠지만 인간관계나 어떤 제 내면의 성숙?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 저는 취업을 선택할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스무 살 때의 저는 정말 철이랑 눈치도 없고, 짜증은 많고.... 사람들을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등 감정적으로 정말 불안정한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면서 무언가를 배웠고 기본적인 예의부터 시작해서 '인생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라는 교훈을 많이 얻었던 것 같아요. 


아마 제가 스무 살 때 곧장 바로 대학에 왔더라면 동기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배척을 받다가 에타(에브리 타임)에 공론화도 되고, 그러다가 조용히 자퇴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어쨌든, 그나마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지금 저 자신의 모습이 취업(경험)을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국 취업을 선택할 것 같아요.

a.k.a 주희

저는 무조건 진학이요!!!!!! 19살, 20살 이때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회사'라는 곳에 들어가서는 사회생활한다는 것 자체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거든요. 하필 저와 덜컥 몇십 살 차이 나는 어른들을 대하려니까 그게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그런데 지금 대학에 와서 겪어보니 굳이 그때 일찍 사회생활을 하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대학도 어떻게 보면 작은 사회의 하나이니까 여기서 먼저 경험을 쌓고 회사에 갔으면 내가 조금 더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비슷한 또래 친구들이 많을 때 학교생활을 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어서 저는 무조건 진학을 선택할 것 같아요.


비슷한 상황에 있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k.a 하얀

제가 처음 대학에 가겠다고 선포(?)를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정말 극과 극이었어요. 저를 옛날부터 알았던 가족이라던가 친구들은 응원을 엄청 해줬죠, 당연히. 그런데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제가 대학을 가겠다는 말을 듣고 '네가? 네가 뭐 TOP 10, 스카이(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성한(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 정도 갈 거 아니면 의미 없지 않아?'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때 제 나이가 22살밖에 안됐는데 말이에요. 


사실 그런 말들이 저한테는 원동력이 되기는 해요. '내가 진짜 한 번 해서 보여준다', '내가 한 번 보여주고 말겠다' 이런 원동력이요. 그런데 한 편으로는 그 자체가 어떤 분들에게는 크나큰 상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냥 내가 원래 있던 자리에 안주하게 될 만한 말이라고 해야 할까요? 음, 근데 저는 그런 남들의 말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남들과 좀 다른 길을 걷는다는 게 사실 좀 두렵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잖아요? 그냥 내 소신껏 내가 잘할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추구하는 방향대로 밀고 가다 보면 항상 좋은 결과가 따라오더라고요. 


그리고 저처럼 가정 형편이 좀 어려워서 대학 진학이라던가 다른 꿈들을 접어주고 다른 일을 하셔야만 하는 분들이 분명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한다는 게 되게 현타도 많이 오고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거지? 이런 생각이 분명 드실 거예요. 하지만 한 번쯤 이런 생각을 가졌던 분이라면 그렇게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더 예쁘고, 더 아름답고, 더 향기로운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a.k.a 주희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고 있는 거라면 정말 사소한 거라도 최대한 많이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우리나라에서 공부가 중요하죠. 하지만 진짜 사소한 거라도 자기가 겪어보지 못했다면 일단 해보고 나서 진로를 결정하는 것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경험을 해봐야 아는 거니까요. 지금으로써는 모르잖아요? '내가 뭐가 맞는지',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를.. 무엇이든 겪어봐야 알기 때문에 최대한 자그마한 것이라도 많이 시도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저 같은 경우에도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대학을 와서 괜찮을까?',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이 해봤는데요. 그래서라도 여기저기 많이 알아보기도 했고, 막상 겪어보니까 진짜 별게 아니더라고요. 결국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거고요. 누가 대신 살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 자신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진로에 있어서는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면 좋겠어요.(웃음)


선취업 후진학을 선택한 열고닫기 크리에이터 1기 하얀 님과 주희 님의 이야기, 어떠셨어요? 두 분의 이야기에 많은 공감이 되었지만 특히 저는 주희 님의 '뭘 해봐야 알잖아요. 나랑 뭐가 맞는지,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를'이라는 부분에서 더 많이 공감이 되더라고요. 음, 예전에는 스무 살이 되면 대학을 꼭 가야 한다는 인식이 컸던 것 같은데, 이 인터뷰를 보고 나서는 대학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더 선명해지는 것 같아요.


여기까지, 두 청년의 이야기를 만나본 독자에게 묻고 싶다. 

취업 VS 진학

당신이 10대라면 20살이 되었을 때,
혹은 20대~30대라면 다시 20살로 되었을 때,
어떤 길을 먼저 선택하려고 하겠는가?


열고닫기 크리에이터 1기 하얀 & 주희 님의  '23살, 대학 가기 늦지 않은 나이' 영상으로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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