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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석규 Oct 09. 2018

성찰과 후회

성찰의 밑거름은 늘 후회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성찰의 밑거름은 후회하며 사는 것이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장학금 4,000만 원을 모았던 학생이 있다.

늘 학과 후배들과 선배들, 교수님들에게 칭찬을 받았던 남학생이었다. 경진대회, 논문 프로젝트, 동아리 임원, 학생회 활동, 높은 성적관리, 다양한 봉사활동과 아르바이트 경험을 갖춘 부지런한 학생이 기억이 난다. 지금은 천안에 모 백화점 내 푸드코트에서 영업관리직에 일하고 있다.

학생이 나를 찾아온 것은 2학년 때 일이었다. 수업 쉬는 시간에 찾아와 자신의 진로에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보던 학생이었다. 그 당시 학생은 학과 특성을 살려 상담분야에 관심이 있었고 특히, 진로상담에 대해 의견을 구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1년이 지나 내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현재 아산에 있는 S사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인사팀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왠지 산업심리학을 공부하다 보니 기업의 HR분야에 관심이 생겼고 현재 자신의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목표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학생이 현재 준비하는 것과 무엇을 해야 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조언을 해주게 되었다.

내 수업을 수강하면서도 자신의 진로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늘 확신에 차 있던 학생은 졸업을 하고 다시 연락이 왔다. 천안에 있는 영업관리직에 취업이 되었는데 괜찮은 일인지 자신이 경력을 쌓아 HR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는지 초조한 목소리로 나를 찾아왔다. 경력관리에 대한 조언과 함께 “너는 지금까지 늘 노력을 해왔잖니? 지금처럼 하면 돼“라고 격려를 해주었다.

후회란 스스로 느끼는 연민과 안타까움을 말한다. 개인의 과거의 잘못된 선택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다. 후회라는 것은 과거의 당신의 역량이 미약하여 그 상황에서는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어쩔 수 없는 과정일 뿐이다. 후회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후회라는 것은 과거의 시행착오를 거쳐 오늘 상황을 당당하게 이겨낼 수 있도록 해 준 감사의 대상이며 축복이다.

학생의 선택에 있어서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학생에게는 따듯한 격려와 앞으로 달려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후회는 살아가면서 늘 우리에게 다가온다. 많은 학생들이 학창시절을 보내고 사회에 나가 일을 하다 보면 대학시절 열심히 학점관리하지 못하고 여행 한번 제대로 가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한다.

후회는 부족한 나의 역량으로 인해 당시 상황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훗날 어렵고 힘든 상황이 생길 때 보다 현실적이고 지혜로운 길을 선택하도록 인도해주는 소중한 성찰이 될 것이다.

니체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기억이 아니라 망각이다.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기억은 병이며, 망각은 치유다” -니체-    

누구나 선택을 하고 나면 미련이 남고 후회를 한다. 하지만 과거의 자신의 능력은 아주 작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눈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후회를 경험하게 된다. 우리는 이런 후회를 경험하면서 성장하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

직장을 자주 옮겨 다녔던 나에게도 직장을 나와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이전 직장 사람들과 왜 잘 지내지 못했을까? “좀 더 협조적이고 그들 입장에서 일을 더 했더라면”하는 후회와 아쉬움이 있을 때가 있다.

그래서 지금 직장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패해가 되지 않도록 내가 하는 일을 하다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생기면 우선은 나가 아니라 상대방이 되어 버렸다. 밤을 세워서라도 요청하는 자료와 보고서는 철저하게 지켜준다. 그것이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피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니까.

당신도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요령도 생기고 내가 조금 귀찮고 힘들면 다른 사람에게 일을 시키고 당신의 지위와 권력이라는 위치에 올라가 있지 않은가?

 권위와 권력이든 당신은 어떤 역할을 하며 사람들에게 보여지는가?

 대체로 건강한 정신을 가진 자와 소인배는 어디 가나 있는 법이다. 마음이 건강하고 태도가 바른 사람은 적자(嫡子)라고 말할 정도로 넉넉하고 올바른 태도와 행동을 한다. 반면에 소인배들은 자신의 부족하고 능력이 없는 역량, 콤플렉스를 핑계 삼아 자신보다 약한 자를 괴롭히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한다.

학교에서 일하다 보니 교수들이 연구에 함께 참여하거나 행사를 기획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늘 소인배들은 아첨이 따라다니고 학벌, 경제적 능력에 사로잡혀 그들만의 세상에 살아간다. 자신을 인정해주기를 바라고 진심 어린 직언에는 자신을 대접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감정이 폭발하고 복수의 칼을 갈고 살아간다.

고장한 저울처럼 인생을 살아가는 안타까운 사람들이다.

권위와 권력은 다르다고 한다. 나는 철학자가 아니지만 인간이 살아가면서 적어도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거울은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진로상담을 하는 사람이 웬 철학이냐고 의아해할 수 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관심이다. 내 삶에 대해 늘 궁금하고 인생을 찾아 떠는 나그네처럼 나에 대한 나를 생각하게 하기 때문에 좋다.

우리 속담에는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권위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응원을 받는 사람들이고 권력은 강압과 자신 명예만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악랄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당신이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도 아첨과 때로는 강압으로 부하를 짓누르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구성원들이 화합하여 움직이게 만들고 행동하게 만드는 힘은 건강한 욕망에서 시작된다. 인생이 후회스럽던 적이 있는가? 나이가 적든 많든 사람들에게 후회스러운 행동을 한 적이 있는가?

욕망에 실체에 대해 강조했던 스피노자도 육체와 정신은 하나라고 주장하면서 심신 평행론을 주장했다. 인간이 갖고 있는 욕망은 자신이 늘 완벽해야 하고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는 실패 거부감이 있다. 우리의 욕망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통제가 된다, 자신의 욕망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은 수업시간에 배운 이론을 머릿속에 저장해 놨다가 의식적으로 꺼내 쓰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적인 것이다. 몽상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현실이 결여된 헛된 꿈에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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