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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ia Apr 18. 2017

생각상자

꿈꾸는 이불

나에겐 좋은 꿈나라로 데려가 주는 이불이 있어

난 '비비'라고 이름을 지어줬어

비비를 덮고자면 나는 공주도 되었다가 하늘을 나는 새도 되었다가 내가 원하면 어디든 데려가주었지.마치 마법의 양탄자 처럼 말야..

난 늘 잘때면 비비를 덮고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책 속 이야기를 들으며 잠이 들곤 했어.

그럼 비비는 어김없이 나를 행복한 꿈속 세상으로 데려가 주었지.

드디어 난 학교 입학을 했어..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학교숙제 ..시험보는 날은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새로 사귄 친구들에게 비비와 나의 모험담을 들려주곤 했지..점점 학년이 올라가고 난 놀이터에 있는 시간 보단 학교에서..학원에 있는 시간이 더 늘어갔지.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어..내가 원하는곳은 아니었지만 부모님을 떠나 처음 독립이라 걱정도 되었지만 한편으론 설레기도 했어.

남자친구가 생기고 동아리 활동들로 바쁜 나날을 보냈지.

첫 방학,오랫만에 집에 돌아갔지. 여전히 날 반겨 주시는 부모님 그리고 내방엔 익숙한 침대와 낡은책상들..그리고 나의 유년시절을 함께 했던 '나의 비비' 모든게 그대로 였어.

그땐 몰랐어.비비가 작아진건 내가 커져서라고 생각했거든.

어느덧 시간이 지나 난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를 들어갔어.남들과 같이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정해진 시간에 퇴근을 하고 늘 똑같은 생활이 반복이 되었지. 난 무미건조한 삶에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했어.

어느날 짐을 정리하다 먼지쌓인 앨범을 발견했어.

부모님과 어릴때 친구들..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나의 비비'!

난 옷장을 뒤지기 시작했어.

한참을 찾은 후 비비와 닮은 낡은 손수건 한장을 발견했어.

이런,비비가 왜 이렇게 작아져 버린걸까..

.

더이상 난 ,꿈을 꾸지 않아.

이젠 기억해 보려해도..옷장을 찾아봐도 비비를 찾을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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