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는 공원길가를 걸었다. 걷다가 문득 발아래를 내려다봤다. 규칙적으로 놓아진 벽돌 틈새로 초록색 풀들이 돋아나 있다. 어디에서 온 건지. 어쩌다가 이런 척박하고 비좁은 틈새에 자리를 잡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그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사람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이곳에 뿌리내리며 사느라 얼마나 힘겨울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혹시 자신을 여기에 두고 가버린 바람을 야속하게 생각하지는 않는지. 아니면 기왕 이렇게 된 거 운명에 순응하며 주어진 환경에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걸까. 각종 포식자에 대항하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녀석들이 새삼 대견하다.
사람들은 모진 풍파를 이겨내 마침내 성공한 삶을 두고 이 ‘잡초’에 비유하기도 한다. 아마도 힘든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살아남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거다. 이쯤 되니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예쁜 꽃나무에 비해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묵묵히 잘 사는 이 이름 모를 풀들을 응원하게 된다.
‘ 잡초야, 언젠간 너도 이 세상에 주인공이 되는 날이 올 거야. 그러니 그때까지 절대 쓰러지지 않기를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