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회사 그린 × 올라핀테크
2023년 4월, FUTURE9 7기 선발 과정에서 올라핀테크를 만났다.
김상수 대표가 설명한 비즈니스 모델은 명확했다.
"온라인 매출채권 선정산입니다. 쿠팡 셀러들이 주 고객이에요."
쿠팡 셀러들은 판매 후 정산까지 최대 2개월이 걸린다.
그 사이 재고 구매 자금이 부족하다.
올라핀테크는 이 매출채권을 즉시 현금화해준다.
셀러는 빠르게 재고를 확보하고, 올라핀테크는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당시 올라핀테크의 누적 거래액은 약 5,000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금융권은 쉽지 않았다.
법무 검토, 리스크 분석, 시스템 연동.
1년이 걸렸다.
2024년 여름, 드디어 협업이 시작됐다.
KB국민카드의 투자금 90억 원.
매월 선정산 한도 약 1,000억 원.
올라핀테크는 이제 KB국민카드와 매출채권을 선정산할 수 있게 됐다.
협업 후 올라핀테크의 성장은 폭발적이었다.
누적 거래액 3조 원 돌파.
연간 선정산 규모 약 2조 원.
쿠팡 셀러를 넘어, 오프라인 가맹점, 다양한 온라인 셀러들로 고객이 확대됐다.
나는 이 모델이 다른 곳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매출채권이 있고, 현금 회전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2025년 7월, VC 심사역이 한 대표를 소개했다.
"농업회사 그린이라는 스마트팜 회사인데, 투자 받고 싶어 하세요."
김포 고촌의 한 회의실에서 그린 권기표 대표를 만났다.
"2023년 매출 44억, 2024년 74억이었습니다. 올해는 120억 목표인데..."
68% 성장하는 회사였다.
"그럼 투자 유치는 어렵지 않을 텐데요?"
"문제는 돈이 없어요. 매출은 늘어나는데 현금이 없습니다."
얼핏 모순처럼 들렸다.
자세히 들어보니 구조적 문제였다.
그린은 정부 ICT융복합사업을 통해 스마트팜 시설을 설치하는 회사다.
고객은 정부 지원을 받는 농업인들이다.
[비즈니스 사이클]
착공 시 30% 선수금
↓
그린이 현금 투입 (자재 구매, 인건비)
↓
시공 완료 (실제 3주 소요)
↓
준공 및 현장 실사 후 잔금 70% 정산
↓
대금 정산: 평균 90-120일
"월 매출이 20억인데, 매달 22억이 채권으로 묶여 있어요."
성장할수록 자금이 부족해지는 악순환이었다.
나는 즉시 떠올렸다.
"올라핀테크와 문제를 풀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원래 미팅 목적은 투자 검토였다.
하지만 그린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건 투자금이 아니라 현금흐름 개선이었다.
"일단 자금 문제부터 해결하고, 투자는 그 다음에 받으시죠."
미팅을 마치고 바로 올라핀테크 김상수 대표에게 연락했다.
"정부 ICT융복합사업 채권인데, 은행이 직접 지급하는 거라 안전해요. 선정산 구조 가능할까요?"
"한번 검토해볼게요."
8월 첫 연결 즉시, 구체적 방안 논의.
9월 첫 거래 시작.
1개월 만에 협업이 완성됐다.
올라핀테크는 그린의 정부보조금 채권을 선정산해주기 시작했다.
구조는 간단했다.
그린: 시공 완료 후 채권 발행
↓
올라핀테크: 채권 매입 (7일 내 현금 지급)
↓
그린: 즉시 다음 현장 진행 가능
↓
은행: 만기 시 올라핀테크에 지급
대금 정산 주기: 90-120일 → 7일
그린의 자금 부담률: 70% → 10% 미만
시공 기간: 12주 이상/동 → 3주/동(60평당)
2026년 1월, 권기표 대표에게서 메일이 왔다.
"작년 올라핀테크 소개해주셔서 덕분에 영업, 실적, 이익 등 다방면에서 좋은 기회와 선순환이 맞물리는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숫자가 증명했다.
2025년 실적:
매출 121억 원 (전년 대비 63% 성장)
영업이익 9억 원
김포/여주 거점 대규모 공동영농 클러스터 구축
고부가가치 바질 가공식품 글로벌 수출 본격화
"현재 신규 투자유치를 진행 중입니다."
자금 문제가 해결되니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매출도 늘고, 영업이익도 나고, 현금흐름도 안정됐다.
이제는 투자를 받을 때가 됐다.
그린과의 협업은 올라핀테크에게도 새로운 기회였다.
정부보조금 채권이라는 새로운 시장.
쿠팡 셀러를 넘어 농업 분야로 확장한 것이다.
"연간 정부 농업 예산만 1조 원이 넘습니다. 그중 상당 부분이 채권으로 묶여 있어요."
올라핀테크는 이 시장에서 안정적인 포지션을 잡았다.
나는 투자하지 않았다.
컨설팅 비용도 받지 않았다.
단지 연결했을 뿐이다.
"A사는 이런 문제가 있고, B사는 이걸 해결할 수 있네?"
7월에 두 대표를 연결하고, 1개월 후 협업이 시작됐다.
그리고 채 6개월이 안 돼서:
그린: 121억 매출, 신규 투자 유치 진행
올라핀테크: 새로운 시장 개척
이게 연결자의 가치다.
2025년 7월 1일, 나는 개인사업자를 냈다.
9월 말, 법인 설립.
㈜콜라이더.
오픈이노베이션 매칭 플랫폼이자 벤처스튜디오.
그린×올라핀테크는 콜라이더로서 만든 협업 성과였다.
단지 "이 두 회사가 만나면 좋겠다"는 판단 하나로.
그리고 그 판단은 맞았다.
그린×올라핀테크 사례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첫째, 문제 해결이 먼저다.
그린은 투자를 원했다. 그런데 소규모 투자로 현금흐름은 개선될 수 없었다. 내가 볼 때 진짜 필요한 건 현금흐름 개선이었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면 해결책은 의외로 가까이 있다.
둘째, 속도가 경쟁력이다.
8월 미팅 → 9월 거래 시작.
1개월 만에 협업 완료.
대기업이었다면 최소 6개월, 길면 1년은 걸렸을 것이다.
셋째, 유연함이 혁신을 만든다.
정부보조금 채권은 올라핀테크에게 처음 다뤄보는 자산군이었다.
하지만 즉시 검토하고, 구조를 만들고, 실행했다.
대기업이었다면 "선례가 없다"며 리스크 분석만 몇 달 했을 것이다.
넷째, 신뢰가 반복을 만든다.
올라핀테크는 FUTURE9 7기에서 만나 1년간 KB와 협업했다.
그 신뢰가 있었기에, 나는 그린에게 올라핀테크를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었다.
한 번의 협업이 다음 협업을 낳는다.
그린은 2026년 매출 200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라핀테크는 정부보조금 채권 시장에서 입지를 더 굳혔다.
농업뿐 아니라 다른 정부지원 사업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한 번의 연결이 두 회사의 미래를 바꿨다.
그리고 나는 콜라이더를 통해 계속 연결할 것이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문제와 해결책.
연결이 곧 혁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