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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독방 늙은이 Aug 18. 2015

우리 동네에선 어떤 장사를 해야 할까?

고양시 화정역 주변 이야기

동네 단골가게는 하나 둘 씩 있을 것이다. 우리 집은 고양시 화정역 입구 바로 앞이다. 주변에 없을게 없을 만큼 위치와 이동성은 아주 좋은 주거 지역이다. 이 동네로 이사 온 지가 벌써 18년째인데  그중 단골로 가는 반찬가게는 딱 한 군데다. '22세기 반찬'이라는 곳이다.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었고 우리 집하 고는 직선거리로 약 50미터 정도? 광장만 가로지르면 된다. 바로 옆에 과일이 아주 싸고 맛난 곳이 있어 같이 장을 보곤 한다. 가족이 집에서 만드는 반찬처럼 만드는 곳이다. 기본 밑반찬 6 팩에 1만 원. 화정동 주변에서 이 정도 가격을 하는 마트나 반찬가게는 없는 듯 싶다. 맛도 기본 이상이다. 


그런데... 우리 집 1층(주상복합 아파트다)에 중소 브랜드 반찬가게가 8월 중순 경 오픈을 했다. 아이들 옷가게 했던 곳을 수리하길래 어떤 곳이 들어올까 했더니 반찬가게. 아래와 같은 곳이다.

회사 홈페이지는 여기서 보면 된다. 요기요

우리 집 1층이고 해서 오가며 매일 두 번 이상 보는 데... 그냥 걱정일 뿐이다. 점주는 왜 하필 여기에 반찬가게였을까? 22세기 반찬하고의 경쟁력이 있다고 보았을까? 무항생제 무조미료라는 것이 단골을 바꿀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을까? 일단 가격 경쟁력은 완전 뒤쳐진다. 1 팩에 최하 2천 원이니 1만 원에 5 팩이다. 1 팩이 적다. 각설하고 이 두 반찬가게를 비교하는 것은 몇 개월 뒤에 다시 보기로 하고 예전 화정역 지하에 생겼다 6개월 못가 문을 닫은 컵케익&커피 전문점에 대한 글을 다시 한번 편집해 보기로 한다.


필자는 가맹점 창업 컨설턴트나 그런 업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동네 오래 살다 보니 우리 동네 주민들의 특성을 조금 알게 되어 오지랖 떠는 수준 정도는 된다. :) 문제는 프랜차이즈 담당자 또는 창업 컨설턴트들이 지역에 대한 상권 분석을 너무나 못하는 것  같아 한 마디 참견을 해볼까 하는 것이다.




그 당시 발단이 된 페이스북 포스트 캡쳐...(사진 아래 글은 2013년 10월 당시 기준으로 쓴 글)


필자는 고양시 화정동에 어느덧 16년째 살고 있고 3호선의 연장선인 일산선 화정역을 매일 수 차례 들락날락하고 있는 사람이다. 자연스럽게 역 내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무슨 장사를 하는지 관심을 두고 살펴보게 된다. 화정역은 크지 않고  정방향처럼 생겨 한 눈에 딱 들어오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화정역에 국한되어 지엽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로컬 사업, 마케팅의 일부분이라 생각해서 간단하게 추려볼까 한다.


위 페이스북에서 이야기 한 대로 부침이 조금 심한 곳이 역내 상가일 것이다. 지금 말하고자 하는 브랜드는 커피, 컵케익, 머핀,, 와플을 주 상품으로 하는 코와핀이란 브랜드이다.(2015년 8월 현재, 지금은 홈페이지는 이상한 지역정보 사이트, 페이스북 모두 연결이 안 되는 걸 보아하니 폐업을 한 듯 싶다. 한때는 지하철 역내에 자주 보이던 브랜드였다.)

2013년 2년전 사진이다. 지금은 코와핀과 신라명과 모두 문을 닫고 코와핀 자리에는 만쥬와 분식집이 신라명과 집 자리에는 이름없는 동네 빵집이 자리를 잡아 장사를 잘하고 있다.

위 빨간 점선 안에 위치하고 있는데 화정역 4번 출구 바로 필자의 집 앞에 있는 출구다 보니 더더욱 자주 볼  수밖에 없다. 바로 옆에는 10년 넘은 신라명과(게다가 커피도 판다)가 자리를 크게 잡고 있다. 저 코와핀 매장은 오픈한지 2개월 정도 되었던 것 같은데 이 전에는 분식점이 꽤 오래 자리했던 곳이다. 떡볶이, 어묵, 와플 등등. 이유는 모르겠지만 브랜드인 코와핀이 들어와서 엥? 하고 놀랐는데 며칠 전부터 저 코와핀 매장에서 점심 때 까지 김밥을 팔기 시작한 것이다. ㅠㅠ 그것도 엄마 김밥이라는 브랜드(?)로...


"뭘 팔든 우리 맘이다!!"라고 말하면 할 말 없지만 소비자 시각에서는 나름 브랜드 상점이고 핵심 상품(컵케익, 머핀, 커피 등)이 있는데 생긴지 얼마 안되어 김밥(그것도 2천 원 ㅠ)을 팔고 있다면 장사가 얼마나 안되면  저러느냐?라는 시각일  수밖에 없기에 장기적으로 도움은 안될 것 같다. 김밥 팔아봐야 얼마나 팔겠는가? 흠...


단지 그것만이 아니다. 이 점포를 오픈하기 전에 화정역 내 상점의 구성을 좀 살펴보면 굳이 여기에 오픈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한번 살펴보자.

이 카페는 지금 2015년 8월 현재도 영업 중이다.

바로 맞은편 거리는 10미터도 안된다. 불빛에 잘 안 보이는데 간판 coffee 글자 앞에  '스토리웨이'라고 로고가 있다. 커피와 먹거리를 파는 카페이다. 거의 유사한 상점이랄까? 그러나 코레일에서 운영하는 상점이라 일반 브랜드나 개인 상점보다는 리스크가 적을 것이다. 사실 이 상점도 부침이 심했던 곳인데 지금은 손님이 아침에 조금씩 있는 편이다. 커피 가격은 코와핀과 거의 같다. 그런데 사실 화정역에 오는 사람 입장에서는 둘 중 어디롤  갈래?라고 선택할 만큼의 소비 욕구를 끄는 곳들은 아니다. 쏘리~

지금 이 빵집은 문을 닫고 위 신라명과 자리로 옮겨와서 불티나게 빵을 팔고 있다.

또 한 곳이 있다. 개찰구 바로 앞에 직접 만들어 파는 빵집이 있다. 컵케익, 머핀과는 바로 경쟁이 되는 곳이고 사실 머핀보다는 단순하고 저렴한 빵이 사람들에게는 친숙할 수 있어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판단이 된다. 그렇다고 저 곳은 그럼 장사가 잘되느냐? 그런 것 같지는 않다. ㅠ 저 위치는 굉장히 무언가 하기 어려움 곳이다. 예전에 스테프 핫도그 들어왔다 바로 철수하고 보리수 빵집이 다음에 들어왔다 바로 문을 닫았었가. 사진에서 보는 대로 혼잡한 개찰구 바로 앞인데 동선 상으로 뒤편에 있어 사람들이 냄새 맡고 정말 먹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발걸음을 옮기기 쉽지가 않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어필을 하긴 어려운  듯하다. 이 부분은 화정역 주변에 대한 분석 시 다시 언급을 해보도록 하자.


그 외에 세이브존 식당가 출구가 바로 연결되어 있는 부분도 있다. 잠깐만 둘러봐도 쉽지 않은 입지 조건이었을 것이다. 그럼 과연 화정역은 얼마나 유동인구가 많았길래 여기에 점포를 냈을까? 이곳 저곳에서 데이터를 찾아서 일산선만 정래해 보았다.

(순위는 수도권 전체 역 중 하루 승하차량 인구 순위이다. 2012년 말 기준)

이런 데이터는 오픈되어 있기에 금방 찾아서 정리해 볼 수 있다.

3호선이란 명칭은 사실 지축역까지가 끝이다. 지하철에 대한 히스토리도 숨겨진 게 많던데... 각설하고 위 ㅍ에 나온 순위만 보자. 화정역이 타 일산선 역보다 월등하다. 대단지 아파트(거주지역)가 위치 한 곳이기도 하고 행신, 능곡 등 구시가지 지역 주민까지 이용을 하다 보니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로 가는 방향의 다음 역인 원당역도 유동인구가 많다. 연령별까지는 나온 데이터가 없는데 아무래도 화정지역이 전형적인 베드타운이기 때문에 20세 이상 경제활동 가능한 연령대가 서울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인원이 대부분이 아닐까 추측을 할  수밖에 없다.


추정컨대 아마도 코와핀에서는 이렇게 유동인구가 가장 많다는 것만 보고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여럿 있다고 본다. 퇴근 이후 귀가하는 사람들이 무언가 간식이나 먹을 거리를 사가지고 올 때 바로 먹을 수 있는 떡볶이 과일 등은 하차해서 사는 경우가 대 부분이지만 케이크이나 빵 등은 직장 근처 또는 퇴근 지역 근처에서 구입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컵케익, 머핀이라는 빵의 종류도 대중화 보다는 약간은 20대 초반의 입맛에 맞을 수 있기에 연령층이 조금 높은 화정 지역에서는 그대로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화정역을 나가게 되면 바로 역 앞에 마다 브랜드 빵집부터 다양한 먹거리 집들이 있는데 대 부분이 가족들이 다 같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 들이다(빵, 만두, 도넛, 분식, 순대 등) 쉽게 말해서 이미 지역 상권에 길들여져 있는 주민들에게 코와핀 매장에  와보세요~라는 동기부여를 주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도 장사가 잘 될 수 있지  않느냐?라는 반문을 할 수 있지만 15년 넘게 화정역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이 보는 시각이 가장 정확하다는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역내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 더 나아가서는 화정지역 주민의 외식 패턴 등 까지 나름대로 살펴는 보았으면 조금은 다른 결정(오픈 연기 등)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참고로 조금만 차를 타고 가면 싸고 맛난 머핀으로 유명한 대형마트가 있다(코스트코 일산점)

2013년 1분기 분당과 일산 상권 임대료 비교 현황이다.

회사를 만들고 조직 세팅을 여럿 해본 필자 입장에서는 저 매장이 얼마나 장사가 잘되느냐 보다는 운영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까 라는 부분이 관심이 간다. 보아하니 2명 이상이 상주하면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니 인건비 2인 이상, 고정비, 세금 등인데... 정확 치는 않지만 화정역 주변 상권의 임대료를 한번 살펴보자. 올 1분기에 조사된 자료라고 한다. 화정역이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데 정발산역 보다 1만 원이나 낮다. -_-; 여하간... 1평방미터당 2.5만 원이라고 하고 코와핀매장에 대충 보아하니 5평 정도 되어 보였으니... 계산해 보면 나오겠다. 약 42만 원 정도. 거기에 인건비 포함한 고정비....



여기까지가 2013년 10월에 쓴 포스트인데 결국엔, 코와핀 화정점은 6개월 안되어 닫고 지금 찾아보니 회사 자체가 사라진 듯 싶다.음...우리 집 1층에 생긴 브랜드 반찬가게가 잘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다 보니 바로 옆 경쟁업체인 22세기 반찬보다 상대적 경쟁력은 그냥 깔끔하다는 정도일 듯 싶다. 그 포인트로 많은 단골들을 빼앗아 오던가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런데 오픈하고 나서 아직 우리 아파트에 전단지 정도 붙이는 수고를 안 하는 것을 보면... 글쎄다. :(


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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