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배, 왕이 마시던 차 @ 송리단길
왕이 즐겨 마시던 탕, 가배
지난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방송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2화의 호텔 글로리 장면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폐하께서도 즐겨 드신다는 가배라는 탕일세"
커피가 갓 우리나라에 들어와 핫한 신문물이었던 그 시절 그것을 부르던 이름,
커피의 순수 우리 이름,
"가배"
가배 3 咖啡/珈琲
명사 ‘커피’의 음역어.
가배 4 嘉俳/嘉排
명사 역사 신라 유리왕 때에 궁중에서 하던 놀이.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옛날에도 호텔과 같이 상류층이 모이고 교류를 할 수 있는 사교의 장에서 신문물 즉, 트렌드가 퍼지기 시작했었다.
이제는 대중화를 넘어 골목골목 수많은 카페에서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접할 수 있지만, 그 시절 가배는 왕이 즐기던 차, 상류층이 사교를 위해 배우던 차였던 것이다.
나 같은 놈은 아직 냄새도 한번 맡아보기 힘들었을 말 그대로 따끈따끈한 신문물이었던 것이다.
요즘은 덜하지만 한 때 사회생활이나 사업을 하려면 배워야 한다던 골프와 같은 상류층 사교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드라마를 볼 때는 무심코 지나치며 단지 가배라는 단어의 어감이 재밌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그 이후 개화기 시대의 스타일과 인테리어가 유행을 하기 시작했다.
이 전에도 사실 몇몇 카페와 상업공간에 적용된 곳이 있긴 했었지만 큰 흐름을 탄 것은 드라마가 방영된 시기와 함께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커피의 섬, 가배도 咖啡島
송리단길, 송파구 석촌동에 위치한 가배도는 커피를 가배라고 부르던 시절을 그대로 옮긴 카페이다.
개화기 시대를 연상케 하는 가구와 조명, 찻잔과 같은 식기들을 적절히 사용하였으며, 중요한 공간의 분할은 단순하면서도 친근한 소재인 목재를 사용하였다.
과감하게 뻗은 카운터와 이를 비추는 조명은 직원분들의 움직임마저 한 폭의 그림이 되게 한다.
과감한 카운터에 질세라 살이 그대로 드러난 목재 슬라이딩 창을 파티션 삼아 공간마저 과감하게 분리해두었다.
반복적인 나무 살 창호가 카운터 공간과 좌석 공간을 분할하는 슬라이딩에도, 좌석 공간과 로비와 같은 입구 공간을 나누는 파티션에도, 벽면의 창문에도 모두 적용되어있다.
볼 조명의 색온도가 카운터 상부에 설치된 조명의 색온도와 다른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개화기 시대를 재해석한 개성 있는 콘셉트의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