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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nisland Jun 16. 2019

원펀맨 (One Punch Man)

돌고 돌아 다시 기본

요즘 주변에서 원펀맨(One Punch Man)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대세라고 하길래 넷플릭스에서 찾아보았다.

아는 사람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이 애니를 만화에 큰 관심이 없는 필자는 별다른 기대감 없이 시즌1 첫 화부터 보기 시작했다.

무슨 이런 병맛 같은 만화가 다 있지? 꺼버릴까 생각하면서 보다가 단순하고 빠른 전개에 군더더기 없이 한방으로 적을 무찌르는 주인공의 화끈한 액션에 나도 모르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문득 ' 작가 고수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크고 복잡하더라도 해결책은 하나


모든 화에 등장하는 적들은 하나 같이 거대하고 화려한 몸집엄청나게 강해 보이는 비주얼을 가지고 등장한다.

이들이 특이한 점은 청년층 노동 문제, 환경오염 등과 같이 요즘 사회와 환경 문제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그에 맞서는 주인공 원펀맨은 왜소한 체구에 흰색 망토가 달린 노란색 옷을 입은 평범한(?) 비주얼나타나 시종일관 지루하다는 표정으로 적들을 단 한방에 무찌른다.

원펀맨에 비하면 자신의 랭킹과 기술들 온갖 부연 설명으로 떠들어대는 다른 히어로들 그저 허세스럽고 거추장스럽게만 보인다.

심지어 주인공은 취업을 준비하다가 히어로 모집 공고를 보고 히어로가 되기 위해 훈련을 하였고 현재 무직 상태에 히어로를 취미로 하고 있다고.

주인공의 비주얼적인 특징이라면 단지 3년간의 고된 훈련으로 머리가 모두 빠진 대머리라는 것.

(대학교 시절 학과 남자 교수님들이 모두 머리없었던 것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교수님 정도의 지위를 가지려면 잃어야 할 것이 머리숱이었던 것인가...)


작가는 아무리 복잡하고 무거운 사회 문제, 혹은 그 외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그 해결책은 평범하고 단순한 기본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스토리 내내 설파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돌고 돌아 다시 기본


주인공 원펀맨의 강해진 비결을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원펀맨은 말한다.

팔 굽혀 펴기 100회, 윗몸일으키기 100회, 10km 달리기 이 세 가지 운동(일명 사이타마 운동법)을 아무리 힘들어도 3년 동안 매일 빼먹지 않고 했다고...

그것만으로는 그렇게 강해질 수 없다고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으려고 한다.

잠깐, 이 장면 어디서 많이 본  같다...


수능시험이 끝난 뒤 기자가 전국 1등 학생에게 비결이 무엇이냐고 인터뷰를 청하는 장면,

기자의 질문에 1등 학생은 마치 누군가에게 대답을 사주라도 받은 것처럼 흥분 따위는 찾아볼 수도 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국영수 교과서 위주로 열심히 공부했어요.'

'수업시간에 충실했어요.'

너무나도 뻔하고 간단한 답변에 특별한 것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모두 맥이 빠져버리고 거짓말이라고 의심까지 해본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하기 힘든 것 너무나도 쉬워 보여서 무시하게 되는 것, 기본과 꾸준함.

그래서 우리는 어딘가에 있을 더 나은 방법을 찾는다.

영어를 빠르게 잘하기 위해 암기법과 영국 발음을 찾고, 다가오는 여름휴가를 맞이해 단시간에 살을 뺄 수 있는 다이어트 법과 다이어트 식품을 찾는다.

렇게 돌고 돌아 다시 기본으로 돌아온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었다.

고수의 움직임은 군더더기가 없고,

미니멀이 단순해 보여도 쉬운 것은 아니라고.

들은 모두 충실한 기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원펀맨 마저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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