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인 변화, 아이패드 프로3
애플은 현지시간으로 10월 30일에 미국 뉴욕에서 신제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오랜만에 리뉴얼 된 맥북 에어와 맥 미니가 먼저 소개되고, 마지막에 아이패드 프로 3세대가 공개되었습니다. 이중 가장 큰 변화를 시도한 것은 3세대 아이패드 프로였습니다. 애플이 지금까지 고수해 왔던 정책 중 하나를 포기한 것이죠. 그러면 애플은 무엇을 포기하고, 그로 인해 무엇을 얻을까요?
이번 발표에서 가장 놀라운 변화를 보여준 것은 신형 3세대 아이패드 프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애플은 업계 표준이 아닌 독자 규격 정책을 고수하며, 여기서 발생하는 부가 수익도 적지 않게 챙겨왔죠. 그랬던 애플이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서 라이트닝 단자 대신 USB 타입 C 단자를 채용한 겁니다. 애플이 자사의 스마트 기기에서 USB 표준 규격을 선택한 것은 처음입니다.
이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 편입니다. 기존에 애플 기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해 왔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라이트닝 케이블이나 이어폰 등 액세서리가 호환되지 않는 문제가 생깁니다. 반면 애플의 독자 규격 액세서리 장사에 질린 사람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독자 규격을 포기했을까요? 전문가들은 애플의 이런 변화가 아이패드 프로의 포지셔닝을 확고히 하려는 전략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전문가용으로 포지셔닝 하면서 생산성 높은 스마트 기기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키보드와 애플 펜슬 같은 입력 장치를 추가했으며, 전문가용 애플리케이션 강화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입출력 단자를 표준화함으로써 외부 기기와의 연결 편의성을 높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예를 들어 카메라나 외장 저장매체, 외부 디스플레이 등을 연결할 때 별도의 컨버터 필요 없이 표준 USB 타입 C 케이블로 쉽게 연결하게 된 것이죠.
이번 발표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제품은 애플 펜슬 2세대입니다. 애플 펜슬은 아이패드로 그래픽 작업 등을 할 때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는데, 1세대 제품의 경우 충전 방식이 애매하고, 별도의 수납공간이 없다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애플 펜슬은 자석을 이용해 이러한 단점을 극복했습니다. 애플 펜슬 2세대는 아이패드 프로의 옆면에 착 달라붙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자동으로 아이패드와 페어링 되고 충전도 이루어집니다.
디자인도 바뀌었습니다. 1세대 애플 펜슬은 전체가 둥근 디자인이었던 반면, 2세대 애플 펜슬은 아이 패드와의 안정적인 부착을 위해 한쪽 면이 평평하게 깎였습니다. 또, 무선 충전을 지원하므로 연결 단자도 빠져 더 깔끔한 구조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탭 기능이 추가되어, 펜슬을 가볍게 톡톡 두드리는 것만으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다만, 1세대 제품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필압 등의 상세 사양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새로운 기능들 때문인지 2세대 애플 펜슬은 3세대 아이패드 프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문제는 1세대 애플 펜슬을 3세대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물론, 단자의 호환성 문제에 따른 결정으로 볼 수도 있긴 합니다만, 이전 세대의 아이패드 프로와 애플 펜슬을 사용해 왔던 사용자들에게는 상당히 아쉬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로 2세대 애플 펜슬의 가격은 15만 9천 원이며 여분의 펜촉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최근 수년 동안 애플의 스마트 기기는 경쟁 제품들을 압도하는 성능 향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이패드 프로 3세대 역시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CPU는 A12X Bionic으로 정확한 클럭 속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플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세대와 비교해 싱글 코어에서 35%, 멀티 코어에서 90% 더 빨라졌다고 합니다. GPU 성능은 약 두 배 향상했다고 합니다. 이 강화된 성능을 활용해 풀 사이즈의 포토샵 CC를 구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메모리는 64GB부터 256GB, 512GB, 1TB까지 네 종의 모델로 판매됩니다. 램은 이번에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신 정보에 따르면 1TB 모델에만 6GB 램이 탑재됐고, 다른 모델은 2세대와 동일한 4GB라고 합니다. 디스플레이는 크기에 따라 12.9인치 모델과 11인치 모델로 나뉘며, 해상도는 12.9인치 모델이 2732x2048, 11인치 모델이 2388x1668입니다. 두 모델 사이에 디스플레이 크기와 해상도 이외의 성능 차이는 없습니다. 그리고 2세대까지 남아 있었던 3.5mm 오디오 단자가 빠졌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예약 판매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가격은 선공개 되었습니다. 11인치 와이파이 모델의 가격이 99만 원부터 시작하고, 12.9인치 와이파이 모델은 126만 9천 원부터입니다. 2세대의 경우 12.9인치 와이파이 모델이 99만 원부터 시작한 것과 비교해보면 후속 모델이 27만 9천 원이나 비싸진 셈입니다. 앞서 공개한 아이폰 XS도 그렇고 애플의 고가 정책이 나날이 심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참고로 같은 날 아이폰 XS 시리즈의 국내 판매 가격이 공개됐는데, 언락폰 기준으로 아이폰 XS Max의 가격은 64GB 모델이 150만 원, 512GB 모델이 198만 원으로 책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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