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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serious J Mar 17. 2018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 소설의 시대별 변화양상 (1)

서론

   소설은 문학의 한 종류로, 가상의 공간 속에 인간의 삶을 재창조한다는 점으로 인해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리고 그 세부 장르 또한, 역사 소설, 판타지 소설, 로맨스 소설, 그리고 무협 소설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각자의 입맛에 맞는 소설들을 읽으며 그 내용을 즐길 수가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추리 소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끊임없이 마니아 층을 형성해 옴으로써, 판매량 부분에서 다른 장르의 소설들을 제치고 월등히 앞서가고 있다[1].

   사실, 좁은 의미에서의 ‘추리 소설’이란 용어는 보통 ‘탐정 소설’과 동의어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조금 더 넓은 의미에서의 추리 소설은, ①신비스럽고 괴기스러운 분위기와 함께, ②범죄를 중심으로 한 갈등 구조를 지니고, ③의혹의 중층적인 구축이라는 기법을 플롯상에 주로 이용하는 소설들을 지칭하는 것이다[2]. 이와 같은 추리 소설의 성립 시기에 있어서는,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의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이라는 책이 효시가 되었다는 것이 국내외 대부분의 평론가들의 견해이다. 이후, 에드거 앨런 포를 동경한 아서 코난 도일이나 모리스 르블랑과 같은 여러 작가들이 『셜록 홈즈 시리즈』와 『아르센 뤼팽 시리즈』 등의 다양한 작품들을 발표함으로써, 추리 소설은 본격적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추리 소설의 아버지인 '에드거 앨런 포'의 모습과 추리 소설의 효시가 된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그리고 1900년대 초, 엘러리 퀸의 『Y의 비극』과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발간 즉시 전 세계적으로 수 천만 부가 팔리면서, 마침내 추리 소설은 그 전성기를 맞게 된다, 이러한 흥행 속에서 다양한 추리 소설들이 1900년대 중반까지 꾸준히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며 많은 독자들을 매료시켰고, ‘아가사 크리스티’는 어니스트 헤밍웨이나 알베르 카뮈와 같은 그 당시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보다도 더 많은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엘러리 퀸과 아가사 크리스티가 각각 1971년과 1975년의 작품들을 끝으로 작가 생활을 은퇴한 뒤, 사실상 추리 소설은 1990년대 이전까지 줄곧 정체기를 맞게 된다.

  

1900년대 초의 추리 소설 열풍을 불러왔던 작가, '엘러리 퀸'과 '아가사 크리스티'


   이와 같이 아가사 크리스티 이후의 20년이란 시간 동안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가 정체기에 놓이게 된 것에는 크게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 첫째, 엘러리 퀸과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불러 일으킨 충격이 매우 컸기 때문에, 독자들이 새로운 작품에 요구하는 질적인 역치(閾値)가 너무 커져버리고 말았다. 둘째, 에드거 앨런 포에서 아가사 크리스티에 이르기까지의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추리 소설의 기본적 플롯[3]은 전혀 변하지 않은 채 지속되어 왔고, 그로 인해 결국 독자들이 기존의 추리 소설 구성 방식에 대하여 식상함을 느끼게 되었다. 비록 오랜 시간 동안 누적되어 온 마니아 층 덕분에 추리 소설 장르의 빠른 몰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분명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발표된 추리소설들은 이전 시대의 작품들에 비해 도서 시장에서 매우 미미한 성과만을 거두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초부터 추리소설은 또다시 많은 독자들을 불러모으며 그 강세를 되찾아가고 있다. 이러한 추리 소설의 재 성공은, 각 시기별로 변화해 온 독자들의 요구사항에 알맞게 추리소설을 재구성해 온 작가들의 노력에 바탕 한다. 특히 일본의 국민작가로 불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경우, 1980년대 중반에 데뷔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긴 세월 동안 다양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추리 소설의 발전을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추리소설의 구성과 독자들의 기대지평이 겪어온 시대별 변화양상을 그의 작품들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4]. 이와 더불어 추리 소설의 독자들이 어떠한 의식 변화를 겪어왔는지를 파악.  본 논문에서는 1980년대 중반~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초반~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현재, 이렇게 세 시기로 나누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세계를 탐색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각 시기별 대중문화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의식의 일단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일본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모습 (출처: http://www.insight.co.kr/news/136672)


[1] http://news.kyobobook.co.kr/it_life/kimdbView.ink?sntn_id=3177 

[2] 한용환, 『소설학 사전』, 문예출판사, 1999 

[3] 1980년대 초반부터 1900년대 중반까지 발간된 모든 추리소설은, ‘초, 중반 부에서는 한 명의 뛰어난 해결사가 단서를 조합해 범인을 색출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종장 부에 사건의 범인을 제시한다는’ 구성을 지니고 있었다.
[4]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창기 추리문학이 가지고 있는 플롯이 그 이전 시대 추리문학들의 그것과 거의 동일하다는 점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세계를 분석하는 것은 곧 추리소설 장르 자체의 발전사를 지켜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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