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시작과 사업의 성장에 있어 독서는 필수다. 사실, 분야를 막론하고 독서가 중요하지 않은 곳이 있을까. 내게도 독서는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중학교 때까지 책과는 담을 쌓은 내가 고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읽었던 책은 우습게도 ‘꼬마유령 캐스퍼'다. 물론, 다 읽지 못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완독한 책은 ‘카라'다. 송승헌과 김희선이 주연이었던 영화가 책으로 나왔는데 책상에 앉아 클래식 테이프로 BGM을 틀어 놓고 감정적으로 몰입하며 읽었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본격적인 독서는 직장생활을 할 때부터 시작됐다. 문제가 있을 때, 그 해결방법을 모르면 우선 서점에 가서 관련 서적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취미는 독서예요'만큼의 고상한 책 읽기는 아니였다. 해결책을 얻기 위한 정보의 탐색과정이었기에 책 한권을 온전히 읽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획득하면 비싸게 산 책이라도 몇 장 읽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정보가 겹겹이 쌓이기 시작하면 정보 간의 맥락이 중요해지는데 이 때부터 책의 구성을 살피고 저자의 약력(저자의 경험과 지식이 특정 정보를 왜곡, 과장할 수 있기에)을 확인하며 참고문헌까지도 이어서 읽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독서 습관은 진짜 공부로 이어지기 시작했고 이는 내 생각을 ‘만들고' 굳건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독서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활동이다. 남의 경험과 생각을 우선 듣게 만드는 습관을 길러주고 그리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길러준다. 잠시 멈췄다가 책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갖게 되며 떠오른 생각들은 책 한켠에 적어두었다가 하루 종일 사색하게 만드는 재료가 되기도 한다.
지금은 화상 미팅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을 짧은 시간에 뵙지만 코로나 이전에 마케팅과 데이터 분석 분야로 매년 오프라인에서 5,000여분 정도를 강의를 통해 만나왔다. 단순한 정보와 사실 전달이라기보다 해당 분야에서 쌓은 나의 경험과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이는 다시 관련 분야의 책을 3권까지 출판할 수 있게 된 바탕이 되었고 여전히 아침에 일어나 거실 테이블에서 책을 읽으면 우리 아이들도 동화책 한권씩 가지고 나와 책을 읽는 시늉을 하게끔 되었다. (아직 한글을 모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일은 백번, 천번도 아깝지 않다. 남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독서가 몸에 베이면 내 것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 때부터 말 그대로 독서로 경제적 이익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어떤 형태로든 생기는 시점이다. 이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자세히 할 예정이다.
직장인에서 프리랜서 그리고 창업, 마지막 에이전시를 엑싯했던 순간까지 내게 도움을 준 수 많은 책(저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이 있지만 그 중에 3가지만 추려서 공유하고자 한다.
말 그대로 마케팅 천재가 되어가는 맥스에 대한 이야기다. 만화와 같은 소설의 글이 앉은 자리에서 뚝딱 읽게 만드는 대단한 흡입력이 있는 책이다. 바퀴를 발명하고 이를 상업적으로 어떻게 키워가는지, B2B로부터 B2C로 이어지는 유통, 마케팅 등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경기장에서 사람을 모아 놓고 바퀴를 첫 등장 시키는 스토리도 버즈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힌트를 주는 방법론도 제시한다. 내가 이 책에서 얻은 한 가지 인사이트는 ‘선 B2B, 후 B2C’다. 물론, 모든 제품이 이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압도적인 제품력, 흔히 말하는 10X 의 조건을 부합하는 제품이라면 위 방법으로 시장을 확대할 때, 다양한 파트너들과 저렴한 비용으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B2C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적절한 타이밍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고전 of 고전이다. 이 책을 빼놓고 대중적인 심리학을 논할 수 없다. 한참된 일이지만 난 이 책을 기반으로 세일즈 강의를 만들어 미래에셋 연수원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 외에도 세일즈가 필요한 많은 기업에서 출강 요청을 받았고 이 책을 활용한 프레임워크는 실제 실무자들에게도 즉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다.
6 sales points를 만들어 세일즈 전략을 알렸고 그 중 인상적인 하나를 소개한다. 바로, ‘개입시키기'다. 설득은 천천히, 작은 것부터 큰 순으로 진행해야 한다. 심지어 작은 것은 ‘why not?’이라고 외칠만큼의 가벼운 제안이어야 한다. 책의 예시에서 창문에 스티커를 붙이도록 허락하면 집 앞의 정원에 말뚝을 박게 할 확률도 높아진다는 스토리가 있다. 이런 설득 전략은 최근 디지털 마케팅에서도 ‘세일즈 퍼널'이란 말로 많이 활용된다. 가벼운 액션(OMTM)을 먼저 유도하고 이후 진정한(?) 제안을 한다. 오히려 구매 먼저 제안하는 것보다 구매 당 비용이나 구매 전환율이 좋을 때가 있다.
나의 인생 책 중에 하나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경험을 통해 사업의 성장을 위한 전략을 알려준다. 압도적인 기술/제품력, 네트워크 효과, 규모의 경제, 브랜드(이건 옵션)는 사업 성장에 필수적인 가이드와 같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성장에 필요한 필수지표인 재구매율, CAC(고객획득비용), LTV(고객생애가치) 등의 개선과 연결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지표들은 고스란히 마케팅 방향성을 제시해주기에 마케팅을 그저 마케팅 단독으로 생각하기보다 비즈니스와 연결된 활동으로 인지해야 함을 역설적으로 말해준다.
최근 마케터들에게 비즈니스 뷰를 요구하는 시장의 움직임이 있다. 단순히 광고 성과, 미디어 성과를 관리하던 때는 지났다. 마케터가 고객의 밸류 뿐만 아니라 고객의 획득 비용까지 고려해야하는 것은 그와 관련된 무수히 많은 지표를 케어하고 지표개선으로부터 시작되는 액션을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에이전시 대표님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인상적이면서도 공감하는 대화를 나눴다.
‘퍼포먼스 마케터는 마케터가 아니라 비즈니스맨이다.’
물론, 이게 퍼포먼스 마케터에게만 해당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마케터가 그래야 한다. 비즈니스 관점을 가져야 한다. 이 이야기를 아주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책이다.
마케터로서의 성장을 원한다면 위 책들을 적어도 3번씩 읽고 정리의 글을 써보길 권한다.
더불어 사업의 성장을 위해 마케팅을 고민하는 리더라면 아래의 글을 통해 내 브랜드의 현재 상황을 꼼꼼하게 파악해보자. 강동원이나 어울릴 것 같은 옷이 내게 어울리 않듯 모든 성공 사례의 전략들이 당신의 브랜드에 핏할 수 없다. 그러니 지금 브랜드의 성장 컨디션을 다양한 지표를 통해 관찰하고 그 다음 레벨로 도약을 위한 우선순위 높은 액션들이 무엇이 있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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